중국 IPO 시장 전례 없는 활황, 내년에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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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칼럼-김세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 수석연구원올해 중국 본토 기업공개(IPO) 시장은 코로나19 영향과 미국과의 무역분쟁 여파가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가 달아올랐다.
올해부터 지난 27일까지 본토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342개로 해당 기업들은 총 4239억위안의 공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203건, 2533억위안)를 넘어섰고, 전체 공모 금액은 최근 10년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본토 IPO 시장이 전례 없는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IPO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이 직접금융시장 확대, 기업들의 용이한 자금조달, 우수한 중국 기업들 상장 유도, 본토 금융시장 투자 매력 제고를 위한 취지로 IPO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있어 더 많은 기업들에게 상장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현재 중국 IPO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등록제다. 지난해 7월 상해증권거래소 과창판이 등록제로 출범했고, 지난 6월 심천증권거래소 창업판도 기존 심사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신규상장 건수는 과거 대비 급증하고 있다.
등록제가 기존 심사허가제 대비 재무적 상장 기준을 완화시키면서 상장 가능한 기업들이 크게 늘었고, 주요 상장심사권한을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에서 거래소로 이관해 기업들의 상장소요기간을 단축시켰기 때문이다. 본토 시장 과창판과 창업판에서 현재 시행 중인 등록제는 향후 메인보드와 중소기업판으로도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더욱 많은 기업들이 IPO 시장을 노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타 마켓’인 과창판 시장은 설립된 이후부터 점차 중국 IPO 시장 활황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로컬 혁신 기업들의 블루마켓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과창판에 상장된 기업들의 업종은 IT, 헬스케어 등 신경제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메인보드를 비롯한 기타 전통 시장이 여전히 구경제 산업 기업 위주로 상장이 이뤄진 점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정부의 전략 산업 육성 의지가 확고하고, 혁신 기업들이 설립 초기부터 직접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중국의 혁신 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선순환 고리를 과창판이 만들어가고 있다. 과창판은 이제 로컬 혁신 산업 내 우수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원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시장으로 부상했고, 중국의 혁신 산업 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로 자리잡았다.
한편, 지난 27일 기준 본토 시장에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에 돌입한 기업은 484개에 달한다. 많은 로컬 기업들이 직접금융 시장 문턱을 넘으면서 내년 전체 IPO 규모는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