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서 "눈치 안 보고 만드는 '미친 영화' 하고 싶어요"

스릴러 영화 '콜'에서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역

지난 2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스릴러 영화 '콜'은 배우들의 연기에 한껏 기대는 영화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통신 수단으로 과거를 사는 사람과 현재를 사는 사람이 연결된다는 것도,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도 새롭지 않은 설정과 캐릭터지만 누가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완전히 새로울 수 있다는 것을 배우 전종서가 증명한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으로 데뷔한 전종서는 두 번째 작품인 이 영화에서 과거에 살며 미래를 바꾸려는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 영숙을 연기했다.

그는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순진함과 사이코패스의 무자비함을 오가며 홀로 날뛴다. 30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기존에 있었던 작품, 캐릭터와는 완전히 차별성을 두고 싶었다"며 "독보적으로 홀로 세워보고 싶다는 도전 의식이 강했다"고 말했다.

또 "20대에 할 수 있는 영화와 캐릭터,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콜'이 많은 부분 맞아떨어졌고, 지금 하지 않으면 다시 이런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열기라고 해야 하나, 지금 당장 폭발해버릴 것 같은 시한폭탄처럼 아주 뜨거운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시기가 20대라고 생각해요. 오늘 당장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고 매일 생각하는데, 이 작품을 하면 후회가 없을 것 같았죠. 지금 제가 가진 에너지와 (영숙의 에너지가) 비례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충분히 쏟아부어도 괜찮을 깊이를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고요.

"
그는 "누구나 무언가를 사랑하다 보면 깊이 빠지게 되는 것처럼, 나도 영화와 그 안의 인물을 너무 좋아하고 영화를 볼 때 많이 이입하고 본다"며 "내가 그 주체가 돼서 연기하다 보면 더 빠져들게 된다"고 했다.

또 "어떤 장면을 촬영할 때 여기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임하지 않는다"며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고 그 순간 상대 배우의 눈빛과 연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편"이라고 했다.

전종서는 확고하고 단호하게 자기 생각을 말했지만, 대답하기 전 종종 짧지 않은 침묵을 만들었다.

한참을 혹은 잠시 혼자 고민한 뒤에야 그런 답을 내놨다.

영화에서처럼 바꾸고 싶은 과거나 현재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랬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없어요"라고 짧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유를 묻자 다시 한참을 고민한 뒤 답했다.
"저한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해요.

과거도 내가 선택한 것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지금의 저를 만든 과거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지금 당장 하는 일에 신중하려고 노력해요.

"
전종서는 지난해 미국에서 애나 릴리 애머푸어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문' 주연으로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미뤄져 온 상태지만 "조만간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버닝'도 그랬고 '콜'도 그랬듯이, 좋은 의미로 조금 더 '미친 영화'를 하고 싶어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든, 연기를 하는 배우든 눈치 보지 않고, 조심하거나 두려워서 건드리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깨뜨리는 영화요.

저로서는 안전한 궤도 안에 있는 캐릭터 말고 상대를 흔들거나 신선함을 안겨드릴 수 있는 캐릭터죠. 로맨스든 어떤 장르든 깜짝 놀랄 수 있는 모습으로 그런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