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 시기 앞당겨"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서 이홍규 언체인 대표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도입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네이버 '라인'의 블록체인 플랫폼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이홍규 언체인 대표는 1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가 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20' 이틀째 행사에서 '2021년에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 키워드: CBDC'를 주제로 이렇게 발표했다.

이 대표는 "CBCD는 중앙은행이 직접 책임지는 국가의 회계단위로 표시한 디지털 결제 수단"이라며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 리브라, 중국의 CDBC 굴기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CBDC 도입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스웨덴과 함께 소매 CBDC(Retail CBDC)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달러나 다른 화폐보다 먼저 위안화를 디지털화해 기축통화로 만들고자 하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CBDC가 도입되는 데 얼마나 걸릴 거 같냐고 물으면 대부분 나라에서는 10년은 걸릴 거라고 답했다"며 "하지만 중국의 시범사업, 코로나19 등으로 도입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그러잖아도 현금 사용 비중이 감소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현금 꺼내 쓸 일이 줄고 있다"며 "긴급재난지원금처럼 국가 재정을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옮겨야 하는 필요성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올해 전과 비교했을 때 올해 들어 많은 나라가 CBDC에 대해 입장을 바꿨다"며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는 금융선진국들이 진지하게 CBDC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현금을 대체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는 현금과 디지털화폐를 병행해서 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에 앞서 발표한 국제 법무법인 윌키파&갤러거의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선임 고문은 "코로나19가 디지털 달러의 대중적 도입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제13대 의장을 지냈고, 미국 중앙은행의 CBDC 감사를 위한 비영리 조직인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다.

지안카를로 선임 고문은 "코로나19가 의약품부터 예방접종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술 혁신을 가속했다"며 "코로나19가 혁신과 수용의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디지털 달러 대중적 도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