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이유 있는 자신감…"中 반도체, 위협적이지 않다"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삼성전자 인베스터스 포럼 2020' 개최
중국 반도체 진입 관련 "단기간 내 양산 어려울 것"

낸드플래시는 시장보다 적극 투자
2021년 '격전' 예고

D램 EUV 장비 적용 본격화
2030년엔 10nm 이하 D램 양산

이미지센서도 ‘초격차’
“2025년까지 6억화소 제품 출시”

파운드리 고객 2017년보다 2.5배 늘어
"TSMC보다 불리할 것 없다"
지난달 열린 반도체대전 행사장 삼성전자 부스 전경. 뉴스1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내년 낸드플래시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2~5위 업체들과의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것이다. 일본 키옥시아 등 경쟁사들도 최근 증설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임에 따라 내년 이후 낸드 시장에서 격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시장 진입과 관련해선 "위협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낸드투자 시장보다 상회"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열린 '삼성전자 인베스터스 포럼 2020'에서 "2024년까지 낸드플래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30~35%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투자는 시장 수요를 상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낸드 가격 하락을 감수하고 높은 수율 등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공식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경쟁업체 낸드플래시 기술력과 영업이익 비교. 삼성전자는 11월30일 열린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같은 적층단수라도 높이가 낮아 수익성이 높다"며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관련 뛰어난 기술력과 높은 수익성을 강조하며 점유율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이크론의 176단 3D 낸드 개발과 관련해선 "같은 단수의 반도체를 만들더라도 높이가 낮아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낸드 한 덩어리(stack)에 더 많은 단(layer)를 넣을 수 있어 타사 제품보다 높이가 15% 이상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256단 낸드 제품도 만들 수 있지만 경영 전략과 고객 수요, 수율 등을 감안해 7세대(170단 이상으로 추정)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 낸드플래시 사업 영업이익과 경쟁업체 두 곳의 영업이익 그래프를 공개하며 "가격경쟁력에서 뛰어난 솔루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업체 시장에 뛰어들 순 있지만 단기간 내 양산 불가능"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시장진입과 관련해선 "위협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누구나 시장에 뛰어들 순 있지만 짧은 기간 내에 양산(램프업)이 불가능하다"며 "새로운 시장에 들어서려면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야하기 때문에 새로운 플레이어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기술 격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전무는 "반도체 산업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진다"며 "새로운 경쟁자는 우선 그런 부분(기술장벽)부터 잡아야하기에 위협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D램 로드맵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적용한 D램 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EUV 장비를 통해 14nm D램을 양산 중"이라며 "2030년까지 10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D램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이전에 6억 화소 이미지센서 출시

시스템반도체의 주력 제품·서비스인 이미지센서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 대한 전략도 공개됐다. 이미지센서 관련 발표를 맡은 박용인 삼성전자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2025년 이전에 6억화소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1억800만화소 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파운드리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3년 전에 비해 고객사 수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선 1.6배, HPC(고성능컴퓨팅)은 2.3배 증가했다"며 "고객군이 다양해 TSMC보다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