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尹사태에…이낙연·정세균·이재명 '결 다른 대응'

이낙연 "尹징계" 정세균 '동반사퇴' 이재명 '거리두기'
친문 일각선 '동반사퇴론' 반발…'순차사퇴' 목소리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구도를 놓고 여권 대권주자들의 대응에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의 이른바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해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사안"이라며 법무부에 신속하고 엄정한 징계 절차를 촉구하고 있다.

정기국회 마무리 국면에서 검찰 개혁 이슈도 주도하고 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정과제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친문(친문재인)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에 이어 1일에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공수처법 개정을 정기국회 안에 매듭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힘써달라", "응원하고 지지한다" 같은 응원 댓글이 잇달아 달렸다. "빨리 해달라. 왜 이리 더디냐"며 속도전을 주문하는 반응도 있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 장관과 윤 총장 동반 사퇴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총장 징계 문제가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징계 절차와 상관없이 윤 총장의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추 장관에 대해서는 거취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국정운영 부담'을 거론한 것 자체가 사실상 완곡하게 사퇴를 건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 총리는 그동안 추-윤 갈등에 대해 "총리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는 해야 한다"며 역할론을 예고해왔다.

'동반사퇴' 건의를 통해 행정부를 총괄하는 내각 2인자로서 존재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는 면모를 보이려 한 것 아니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추-윤 갈등에 대해선 언급을 아끼고 있다.

여의도의 블랙홀 이슈가 돼 버린 사안에 직접 참전하는 대신 광역단체장으로서 재난지원금 같은 이슈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있는 죄도 덮고 없는 죄도 만드는 무소불위 검찰 권력은 견제가 있어야 한다"며 공수처 출범의 당위성에는 힘을 실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추-윤 동반사퇴론'에는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다만 자연스러운 순차사퇴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친문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사람,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사람이 명확히 구분돼 있는데 같이 묶어 동반사퇴를 이야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 총리는 그처럼 사리에 맞지 않는 판단을 하실 분이 아니다.

어떤 세력이 저들의 희망사항을 우겨 넣으려 하고 있다"며 '동반사퇴론'을 비판했다. 한 의원은 "윤 총장 징계 결정이 나오면 추 장관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자발적 사퇴를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순차사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