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들 "전두환 유죄 사필귀정…실형 아닌 점 아쉬워"(종합)

민변 광주전남지부·광주전남변호사회 등 잇따라 성명
전두환(89) 전 대통령의 5·18 사자명예훼손 판결에 대해 광주·전남 변호사들이 "사필귀정이나 실형이 아닌 점은 아쉽다"고 표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는 1일 논평을 내고 "상식과 역사적 정의를 확인한 사필귀정의 판결"이라고 밝혔다.

민변은 "사죄도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5·18을 폄훼했던 전두환을 법원이 단죄한 것은 진상규명의 단초이기도 하다"며 "다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 것은 아쉽다.

반성하지 않은 전두환은 언제든 다시 5·18을 왜곡할 수 있어 불씨를 남겨둔 판결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도 성명을 내고 "전두환에 대한 유죄 판결은 5·18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부인·왜곡하는 행위에 대한 사법적 단죄"라고 평가했다.

변호사회는 "유혈 진압을 주도했던 전두환은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며 사상자들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다"며 "이번 판결은 다수 목격자 진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탄흔 감정 결과 등 자료를 통해 5·18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회는 "사법부는 앞으로도 역사를 왜곡·날조하거나 학살·암매장 등의 진상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5·18 민주화운동 역사왜곡처벌법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기간 군이 헬기 사격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전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두차례 헬기 사격이 모두 역사적 사실로 인정되며 전씨의 군 지위 등을 볼 때 이를 알 수 있었으므로 명예훼손의 고의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