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진보단체들, 바이든 초대 국방장관 유력 플러노이 '반대'

"중국과 군사대결 추진 가능성…방산업계와 연계" 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에서 첫 국방부 장관으로 유력 거론되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에 대해 진보 단체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루트액션, 코드 핑크, 미국진보민주당원 등 진보 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플러노이가 중국과의 파국적 군사 대결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고 방산업체들과도 연결돼 있다면서 그를 지명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우리는 호전적인 군사 정책을 옹호해온 이력으로 인한 걸림돌이 없고 무기 산업과의 재정적인 유대가 없는 국방장관을 바이든 당선인과 상원의원들이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플러노이는 그런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국방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플러노이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대 증강과 시리아 및 리비아에서 미군 배치나 작전, 지정학적 재앙과 엄청난 주민 고통을 초래하는 정책을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플러노이가 중국과의 냉전을 증대시킨다고 비판하고,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플러노이의 올해 1월 하원 증언을 거론, "중국에 대한 플러노이의 접근은 잠재적으로 재앙적"이라고 말했다.

당시 플러노이는 미국이 막대한 군사 능력을 대중국 억제책으로써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플러노이의 태도가 너무 호전적이라면서 "코로나바이러스와 맞서 싸우고 기후 위기에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해야 할 때에, 중국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플러노이의 접근법은 그런 노력을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성명 초안에선 플러노이가 지명될 경우 상원의원들에게 인준 반대 로비를 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팀 인선을 발표했지만, 국방장관은 빠졌다. 민주당 내 진보세력은 플러노이가 컨설팅업체를 세워 방산업계와 연계돼 활동한 이력을 문제 삼아 임명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러노이는 바이든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방 정책을 조언한 대표적 측근이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함께 컨설팅업체를 공동 창립해 운영했다.

국방장관 후보로는 플러노이와 함께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흑인 4성장군 출신인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부 사령관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