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비건들 눈길 사로잡은 한국 연근조림과 감자전

관광공사 런던지사, 정관스님 온라인 초청해 사찰음식 시연
영국 인구 12.8%는 육류 섭취 안 해…"한식 매개 관광상품 개발"
11월의 마지막 날인 30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인 줌에 영국 최대 비건(Vegan·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 단체인 '비건 소사이어티' 소속 회원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들은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가 사찰 음식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참여를 신청한 이들이었다.

이어 한국에서 사찰 음식 전문가인 정관스님이 화면에 등장했다.

정관스님은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에 출연, 영국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이날 참석자 100명은 정관스님과 함께 연근조림과 감자전 등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당초 오프라인 행사로 기획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이벤트로 전환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킴 젠슨은 "올해 한국으로 여행을 가서 사찰음식 강좌를 들을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취소돼 크게 실망했다"면서 "이렇게 정관스님으로부터 사찰음식을 직접 배우게 돼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7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비건 인플루언서이자 칼럼니스트인 숀은 "여행에서 항상 무엇을 먹을지에 관한 고민이 많은데 한국은 일상에서 쉽게 비건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사찰음식을 포함한 다양한 한국음식과 템플스테이를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파인더닷컴(finder.com)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영국 전체 인구의 12.8%인 850만명이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식생활을 하고 있다.

비건은 전체의 2%인 110만명으로 추정되며, 직전 1년 동안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공사 런던지사는 영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처럼 비건 인구가 늘어나자 사찰음식을 활용한 한국 관광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720만명의 페이스북 팔로워를 거느린 글로벌 문화체험 플랫폼 컬처 트립(Culture Trip)에서 사찰음식 유래와 특성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했다.

이날 사찰음식 라이브 시연에 이어 12월 1∼15일 영국 소비자들이 사찰음식을 직접 만드는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KoreanVeganFood)와 함께 올리면 우수작을 선정해 경품을 지급한다. 이상민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장은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비건을 포함해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이들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식을 매개로 한국 관광을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비건 음식을 제공하는 특색있는 여행상품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