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치가 국제표준 됐다?…'원조 논란' 조명한 英BBC

사진=게티이미지

영국 공영 BBC 방송이 최근 '자국의 김치 제조법이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에 맞춰 제정됐다'고 주장한 중국 언론에 대한 한국의 반박 사례를 조명했다.

30일(현지시간) BBC 방송은 '김치, 한중 문화 갈등을 발효하다' 제하 기사를 통해 "중국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의 제조법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오보'에 한국이 퇴짜를 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치 산업에 영향을 줬다는 일부 중국 언론의 보도에 한국이 반박하고 나섰다"며 "이는 한국과 중국 간 가장 최근에 발생한 문화적 갈등"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자국의 김치 제조법이 ISO 표준에 맞춰 제정되며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굴욕을 당했다고 보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다만 이번 국제 표준에 인가된 것은 피클에 가까운 중국 쓰촨성의 염장 채소로, 한국 전통의 김치와는 다르다. 중국에선 두 음식을 똑같이 '파오차이'(paocai)로 부르기 때문에, 여기서 나온 오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는 "파오차이에 관한 국제 표준 제정과 우리나라 김치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설명자료를 내고 적극 반박한 바 있다.

BBC 방송 역시 "김치는 '파오차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지만,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또 다른 중국 고유의 음식이 있다"며 "ISO 문서는 이번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적시했음에도 일부 중국 언론은 이와 다르게 보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 김치 수요가 많아 중국에서 김치를 만들어 수입하고 있다"며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김치는 중국의 엄격한 규제에 막혀 수출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BBC는 올해 들어 한국과 중국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충돌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10월 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 전쟁 70주년을 기리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가 중국에서 논란이 됐고, 지난달 중순에는 한 중국 배우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한복은 중국 의상'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