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축산농가, 철새도래지 방문 자제"…AI 인체감염 주의 당부

"인체감염 가능성 낮지만…고위험군은 보호구 착용 등 신경써야"
전북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보건당국이 농가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전북 정읍시의 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상향됨에 따라 중앙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AI 인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대응을 강화한다고 1일 밝혔다.

AI는 야생조류나 닭·오리 등 가금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앞서 H5N1형, H5N6형, H5N8형 등 고병원성 AI가 유행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조류에서 발생한 AI가 사람에게 전염돼 질병을 일으키는 '인체 감염증'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등지에서는 가금농장, 생 가금류 시장을 중심으로 인체 감염 사례가 나온 바 있다.

일례로 중국에서는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총 24명이 H5N6형에 감염됐고 이 중 11명이 사망했다.

질병청은 "(이번에 정읍에서 확인된) H5N8형은 현재까지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바이러스는 주로 감염된 조류의 분변, 분변에 오염된 물건 등을 손으로 접촉한 후에 눈, 코, 입 등을 만졌을 때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드물지만 오염된 먼지 흡입을 통한 감염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일반 국민들은 축산 농가 또는 철새 도래지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AI가 발생한 농가 종사자, 살처분 작업 참여자 등 고위험군은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마지막 노출 일로부터 7일간 항바이러스제 복용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특히 소독 및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이후 10일 이내에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나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에 신고해야 한다.

질병청은 AI가 유행하는 중에 닭·오리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에 대해 "AI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75℃ 이상에서 5분 만에 사멸되므로 충분히 가열 조리를 한 경우에는 감염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H5N8형 AI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야생조류나 AI 발생 농가와의 접촉 가능성이 낮아 인체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AI 가금류에 직접 접촉한 고위험군은 산발적인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어 축산 방역당국 및 지자체와 협력해 인체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지난 10월부터 '중앙 AI 인체감염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종합상황실(EOC) 24시간 근무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의심 환자가 발생했을 때 즉시 검사할 수 있도록 검사·치료 체계도 준비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