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이끌 사장단 인사 초읽기…전자 '3인 대표' 유임될 듯

이르면 2일 오전 삼성전자 등 계열사 사장단 인사
각 계열사 수장 안정·임원진 조직 쇄신 이룰 듯
사진=한경DB
삼성그룹이 이르면 2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사장단 인사가 올해도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코로나19 및 글로벌 반도체 경쟁 등을 감안할 때 늦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이날 오전 전체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이번주 내로 전자 계열 등의 임원 인사까지 마무리 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미 이번주 초부터 주요 계열사 퇴임자들에게 개별 통보 및 상담 등을 진행했다.이번 인사는 지난 10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이후 '뉴 삼성'을 이끌어 갈 이재용 부회장의 첫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재용식 삼성'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재계는 삼성의 인사 기조가 큰 틀에선 '안정 속 쇄신'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 수장들은 대부분 유임하며 안정을 취하되, 부사장급 이하 임원진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대거 발탁해 조직 쇄신을 이룬다는 분석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기존의 3인 대표이사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이 모두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점쳐진다.'삼성전자 트로이카'라 불리는 세 사장은 앞서 올해 1월 인사를 통해 삼성종합기술원장, 생활가전사업부장, 무선사업부장 등 겸직하고 있던 업무를 내려놓으며 일각에선 '세대 교체가 본격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이들이 이끈 삼성전자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거둔 점 등이 감안됐다는 평가다.

내년에도 경영 리스크가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 초 세대교체를 통해 새롭게 선임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유임이 유력하다.소폭 변화도 점쳐진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는 3년 임기를 마치고 사장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임으론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사업을 이끄는 최주선 대형사업부장(부사장)이 거론된다. 다만 회사 안팎에선 이동훈 사장이 용퇴가 아닌 삼성전자 등 타 계열사로 보직을 옮기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교적 조용한 사장단 인사와 달리 부사장급 등 임원인사는 지난해보다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선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비롯해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부문, 가전과 무선, 네트워크 부문의 일부 부사장급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보다 해외영업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해외 생산과 판매 법인 임원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전해졌다.지난해 삼성전자의 임원 인사 규모는 162명이었다. 업계는 올해는 이보다 많은 200명 안팎의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관심을 모은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 인사에선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본인도 회장 승진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입사 25년 만에 등기이사에 선임됐지만 다음해 2월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되면서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물러났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