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틱톡'으로 취업한 20대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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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채용시대 전세계 '틱톡' 돌풍올해 8월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 영국의 구직자였던 클라크(Clarke·22)는 문서로 된 이력서를 틱톡의 숏폼 비디오로 전환해 올렸습니다. 그녀의 동영상은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두 달 후, 팟캐스트 제작회사인 크라우드 네트워크(Crowd Network)의 CEO 마이크 카(Mike Carr)의 눈에 띄었죠. 클라크의 기발한 1분 자기 소개 영상을 본 마이크는 그녀를 즉시 채용했습니다. 놀랍죠? 클라크 뿐만이 아닙니다. 영국의 또 다른 여성 알리셰야 찬드(Alyshea Chand) 역시 자신의 직업 경험과 업무능력을 어필한 틱톡 영상을 통해 영국의 대형 뉴스회사 중 한 곳인 ITN에 입사했습니다. 그 취업하기 어려운 코로나19시대에 말이죠.
이력서 작성~면접법 컨설턴트 성행
광고 링크 가능...월 3000달러 수익
코로나 시대 글로벌 숏폼(Short Form)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이 뜨고 있습니다. 대면 채용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비대면 방식의 플랫폼을 활용한 채용을 앞다퉈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틱톡은 쉽게 영상을 업로드하고 진입장벽이 낮은 10대들이 많이 활용하는 앱입니다. 이미 지난해 1,3분기 글로벌 앱 다운로드 수에서 틱톡은 유튜브를 앞질러 세계인이 가장 많이 내려받는 앱이 됐습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보편화된 '틱톡으로 취업하기 트렌드'를 살펴봤습니다. ◆틱톡에 취업 컨설턴트 등장
틱톡은 2016년 설립된 글로벌 숏폼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으로, 앱 내에서 15초에서 60초 길이의 숏폼 영상의 제작과 업로드가 모두 가능하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 취업할때 활용도가 높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취업 정보를 얻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해외에서는 틱톡을 활용한 전문 취업 컨설턴트들도 나오고 있다. 틱톡의 크리에이터로서 지원서 작성법, 이력 관리, 인터뷰 답변 등 다양한 취업 관련 팁을 콘텐츠로 제작하는 법을 컨설팅해 주는 것이다. 틱톡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호주 취업 컨설팅 크리에이터 마들렌 만(Madeline Mann:https://www.tiktok.com/@selfmademillennial)은 취업 팁뿐만 아니라 퍼스널 브랜딩, 직장에서의 상황별 대처법 등 현직자들이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조언 콘텐츠를 선보였다. 구글에 재직중인 세도니 프란시스(Cedoni francis:https://www.tiktok.com/@cedonifrancis)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뷰 시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팁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주로 올리고 있다. 그녀가 올린 '자기 소개 질문에 답하는 방법' 영상은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달성했다. 틱톡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된 그녀는 광고 수입으로 월 1000~3000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해외취업자라면 '#fyp'해시태그
틱톡은 AI추천 기반의 '제로클릭(zero click) 디스커버리'시스템으로 관심 콘텐츠가 자동재생되는 특징이 있다. 다른 SNS채널처럼 구독, 좋아요 등을 할 필요없다. 취업 관련 해시태그, 예를 들어 #Careertips, #jobsearch, #interviewprep를 통해 크리에이터를 팔로우 하면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일반적으로 틱톡 영상은 15~60초 내외 길이로, 핵심만 담아 전달하는 1분 자기소개에 적합하다. 최근에는 인사 담당자가 궁금해할만한 예상 질문들에 답변하는 영상을 올려 사전 면접기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틱톡 앱 기능을 통해 영상, 사진 등 비주얼 요소도 활용할 수 있다. 그린스크린 기능을 사용해 스마트폰 속 사진 이미지를 배경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도 있다. 해외 취업을 준비중인 구직자라면, 영문 자막과 함께 '#fyp(For You Page)' 해시태그를 넣으면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나의 자기소개 콘텐츠가 노출될 수 있다. 틱톡 영상을 통해 직업을 구한 영국의 클라크는 #fyp해시태그를 통해 CEO의 눈에 띌 수 있었다.◆세계인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
올해 상반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은 유튜브도, 페이스북도 아닌 '틱톡'이었다. 구글 플레이, 애플 스토어 등을 합산해 다운로드 수는 20억건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틱톡을 운영하는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세계 최초로 헥토콘기업(기업가치 100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됐다. 틱톡의 주된 사용자는 1990년 중반~2010년사이에 출생한 '젠(zen) Z'세대다. 전세계 인구의 모든 세대중 가장 많은 비중인 32%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 인구집단이다. 미국에선 전체 소비자중 40%를 '젠Z'세대가 차지할 전망이다. 경험과 참여를 통한 개인화를 중시하는 특성이 틱톡을 더 인기끌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틱톡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프로필에 이커머스 광고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해 수익화도 기하고 있다.
지난 2일 한경 '모바일 프런티어 컨퍼런스(173) 2021 모바일 프런티어 온라인 콘퍼런스 | 언택트 시대의 모바일 - YouTube)'에 출연한 임하늬 로아인텔리전스 대표는 "틱톡의 성공비결은 숏폼 영상뿐아니라 크리에이터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사용자 참여와 콘텐츠의 노출범위를 증가시킨데 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