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차관 내정자에 주목…첫 과제는 징계안 처리

판사 출신 장·차관 손발 맞출 듯…靑 "검찰개혁 기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용구(56·사법연수원 23기) 법무부 차관 내정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3일부터 법무부 차관으로 공식 업무를 맡게 된다.

그의 당면 과제는 이틀 뒤 열릴 예정인 검사징계위원회를 큰 잡음 없이 진행해 윤 총장 징계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고기영 차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30일 사의를 표명한 지 이틀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 내정자를 전격 발탁한 것도 징계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검사징계법에 따르면 법무부 차관은 징계위의 당연직 위원이다.

징계위는 위원장인 추 장관과 차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하는 외부인사 3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 과반수가 출석하면 개회가 가능하다.하지만 차관이 공석인 상태에선 징계위를 열 수 없다는 게 법무부의 해석이다.

고 차관의 사의로 징계위 개최가 어려워지자, 법무부는 징계위를 4일로 연기하고 서둘러 차관 인사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추 장관이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문 대통령을 잇달아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 총리가 먼저 제시한 `추-윤 동반 사퇴론'이 논의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하지만 이후 법무부 차관의 인선을 협의하기 위한 면담이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법조계에서는 이 내정자가 윤 총장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 추 장관에게 믿을 만한 아군으로 선택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법무부 차관에 검사 출신이 아닌 판사 출신이 임명된 것은 1960년 김영환 법무부 정무차관 이후 처음이다.

이 내정자는 판사 출신인 추 장관의 인사청문 준비를 지휘한 측근 인사로 꼽힌다.

특히 60년 만에 판사 출신의 법무차관이 임명된 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심의·의결해야 하는 역할론 때문이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이후 검찰 반발이 거세지면서 고 차관이나 조남관 대검 차장 등 추 장관을 지지했던 인물들이 등을 돌리는 바람에 검찰 내부에서는 후보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내정자는 임기 시작 다음 날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에 참여한다.

이번 징계위는 검찰총장이 대상이어서 검찰징계법 규정에 따라 징계 청구를 한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심의에 관여할 수 없다.

다만 의결은 기피 대상이 되지 않는 한 참여할 수 있고, 기피 여부는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한다.

징계위원장인 추 장관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위원장이 지정한 위원이 직무를 대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관이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맡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차관에 임명된 지 얼마 안 된 이 내정자의 부담을 고려해 징계 심의에서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기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징계는 심의 후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며,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이 있다.

감봉 이상의 중징계 결정이 나오면 추 장관이 대통령에게 징계를 제청하고 대통령이 재가하게 된다.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법률 전문성은 물론 법무부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기에 검찰개혁 등 당면 현안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해결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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