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미네라스·돌아온 김민수…선두 경쟁 시동 건 SK

2주의 휴식기를 알차게 보낸 프로농구 SK가 재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본격적인 선두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SK는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창원 LG를 87-84로 물리치고 선두 전주 KCC(10승 5패)에 0.5경기 차 단독 2위(10승 6패)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가 조기 종료하면서 원주 DB와 공동 선두로 마친 것에 만족해야 했던 SK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으나 휴식기 전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위이긴 했지만, 2연패로 흐름이 좋지 않은 가운데 휴식기를 맞이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진 데다 자밀 워니와 함께 강력한 '외국인 선수 듀오'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 닉 미네라스(32·200㎝)의 적응이 더딘 게 걱정거리였다. 미네라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평균 9.4점, 3.7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 시즌 서울 삼성에서 평균 21점 5.9리바운드를 남긴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찾아온 2주의 휴식기는 SK와 미네라스에게 약이 됐다. 문경은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호흡을 점검하는 것과 동시에 미네라스의 적응에 초점을 맞춰 휴식기 훈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열심히 하는 게 늘었다"는 문 감독의 표현대로 미네라스는 재개 첫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20득점을 돌파했고, 리바운드도 시즌 최다 타이기록인 7개를 잡아내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문 감독은 "미네라스에게 코트를 넓게 쓰는 농구를 해달라고 했는데, 볼을 서서 잡지 않고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우리 팀에 좋은 포워드들이 많으니 미스 매치를 통해 공간을 찾으면 오늘처럼 무리하지 않고 외곽슛을 던질 기회도 많이 생길 것"이라며 "계속 맞춰나갔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네라스도 휴식기 담금질이 도움이 됐다고 자평하며 "출전 시간과 관계없이 팀이 원하는 것을 충족하려고 노력한다.

계속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10월 초 개막 주간 2경기만 소화한 뒤 허리 통증으로 이탈했던 베테랑 김민수(38·200㎝)가 휴식기 중 부상을 털어내고 이날 복귀전을 치른 것도 SK로선 수확이다.

이날 17분여를 소화한 김민수는 3쿼터 3점 슛 2방으로 격차를 벌려 승리의 발판을 놓은 것을 비롯해 10점 3리바운드를 기록,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김민수의 복귀는 최준용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SK 입장에서 큰 호재다.

문경은 감독은 "김민수가 아직은 빨리 지치긴 하지만, 오늘 제가 생각한 이상으로 공수에서 잘해줬다.

외곽 공격 등 자기 플레이를 하며 활약해줬다"고 평가했다.

김민수는 "컨디션은 괜찮은데, 경기 체력은 보완이 필요하다. 몇 경기만 더 뛰면 괜찮을 것 같다"며 더 나아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