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냐 도발이냐'…정부, 미 정권교체기 한반도 상황관리 고심

북, 관심끌기용 도발 가능성…"북에 대화 메시지 내놓아야"
경제난에 조기에 협상 나설 수도…"바이든 정부, 비건 후임 조속 임명 필요"
미국의 정권 교체기를 맞아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불확실성은 북미 양쪽 모두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서 기인한다.

북측만 봐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을 끌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발에 나설 수도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제가 극히 어려운 상황에서 제재 완화를 노리고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인권과 제재 등 압박에 무게를 둘 수도 있지만,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한 마디로 과도기"라며 "하나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하나도 고정돼 있지 않다"는 말로 현 상황을 평가했다.

정부는 북한이 과거 미 정권 교체기에 자주 도발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북한이 코로나19와 제재, 수해 등으로 경제가 크게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강경 대응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고강도 도발 대신 대화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봉쇄 등 여파로 생필품 부족과 물가 급등 등의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외의 북한 대사관도 본국의 별도 지시없이는 주재국 정부 인사와 만나지 못할 정도로 외부 접촉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인민생활 향상은 아무래도 제재완화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경제가 어려워지면 밖으로 나올 요인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북한의 향후 행보에 있어 도발과 대화 등 두 가지 가능성에 모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도발 가능성은 낮추고 대화 모멘텀은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도발 억제를 위해선 바이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후임을 조기에 임명해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에게 미국 새 정부도 협상 의지가 있음을 조기에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중국과 러시아 등을 통해서도 북한에 '도발 자제'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력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