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보호' 담당 경찰관이 술취해 20대 남녀 폭행…대기발령(종합2보)

술에 취해 20대 남녀 2명을 폭행한 현직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대기 발령됐다.

이 경찰관은 술에 취한 사람을 보호하는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도리어 본인이 만취해 행인을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중부경찰서 소속 A(55·남) 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A 경위는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한 길거리에서 B(24·여)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날 오후 10시 40분께 C(24·남)씨를 넘어뜨려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A 경위는 당시 지인 D(27·여)씨와 함께 술에 취한 상태로 길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이에 오가는 말과 행동을 수상히 여긴 B씨와 C씨는 각각 A 경위를 말리다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임의동행을 거부하는 A 경위를 상대로 현장에서 진술을 받은 뒤 귀가 조처했으나 A 경위는 재차 C씨와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맞짱 뜨자"며 소리를 지른 후 C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서는 이날 생활안전과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소속인 A 경위를 경무과로 대기 발령했으며 범행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해 징계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A 경위가 속한 응급의료센터는 술에 취해 혼자 두기 어려운 각 경찰서의 주취자를 일정 시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A 경위는 "B씨 등과 시비가 있던 것은 맞지만, 폭행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서 관계자는 "사건을 접수한 논현서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내부 감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