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거의 안쓰는 日…2035년께 가솔린차 판매 중지한다는데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지난해 신차판매 60%가 가솔린·디젤차
0.5% 불과한 전기차 보급확대가 과제

일본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가솔린차량 퇴출대열에 합류한다.

일본 정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가솔린차량의 신차판매를 중지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작업에 들어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일 보도했다. 담당부처인 일본 경제산업성이 오는 10일 자동차 업체들과 회의를 열어 가솔린차 판매 중단 방침을 전달할 예정이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기로 국제사회와 약속한 일본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다. 일본은 2030년까지 신차 판매량 가운데 가솔린차의 비율을 30~50%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가솔린차 판매를 중지하는 시기는 제시하지 못해 전세계적인 조류에 뒤쳐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른 나라에서는 가솔린차 판매를 금지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달 가솔린차 판매금지 시기를 2035년에서 2030년으로 5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까지 가솔린차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중국도 2035년까지 전기자동차와 같은 '신에너지차'의 신차 판매 비중을 현재의 5% 미만에서 50%로 높이고, 가솔린차 판매를 중지하는 시행일정을 발표했다.

일본은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솔린차 비중은 높고 전기차 비중은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신차판매대수(승용차)의 60%인 261만대가 가솔린차와 디젤차였다.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 판매비율은 0.5%에 그쳤다. 나머지 30%는 하이브리드차량이었다.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한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그동안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대응해 온 영향이다. 충전시설 등 인프라 측면의 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도 일본의 전기차 보급이 더딘 원인으로 꼽힌다.

가솔린차를 퇴출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보급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