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차'…혜택 줄자 SUV에 치이고 단종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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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국민차'는 옛말…올해 10만대도 못 팔았다 [이슈+]
▽ 가격·세금 혜택 등 예전만 못해
▽ 소형 SUV 경차 시장 잠식…신차도 드물어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내수 경차 판매대수는 2012년 20만2844대를 기록한 후 8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11만5262대 판매에 그쳐 판매량 10만대를 겨우 사수했다.올해는 11월 누적 내수 판매량이 8만801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줄어든 수치다. 월별로는 지난 3월 9931대로 정점을 찍고 7월 8838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아직 12월이 남았지만 10만대 달성이라는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경차 시장은 크게 기아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GM 쉐보레 스파크와 르노삼성 트위지 등 4개 차종이 양분하고 있다. 수입 경차도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경차 가격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요인이다. 안전·편의사양이 확대되며 경차 가격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넘볼 정도로 올랐다. 일례로 기아차 모닝은 2010년 714만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1175만원을 줘야 한다. 최상위 트림 풀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은 1800만원대까지 오른다. 현대차 소형 SUV 베뉴는 물론, 약 100만원만 더 들이면 소형 SUV 셀토스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부쩍 성장한 소형 SUV도 경차의 첫 차 시장을 잠식했다. 경차와 큰 가격 차이 없이 더 넓은 공간과 준수한 승차감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산 결과다. 소형 SUV 연간 판매량은 2014년만 해도 3만대를 밑돌았지만 지난해엔 22만대 수준으로 뛰었다. 올 들어서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 캡처 등은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46% 이상 급증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소형 SUV 차종도 2016년 5대에에서 올해 12종으로 늘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차는 연비도 좋고 주차도 용이한 등 여러 장점이 있다"며 "SUV 인기까지 등에 업는 경형 SUV는 충분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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