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자야 일도 잘돼"…일본서 '수면테크' 뜬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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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중 수면시간 가장 짧은 일본, 생산성 악화로 이어져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수면(슬립) 테크'가 일본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만성 수면부족으로 연간 15조엔(약 157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는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특히 커지고 있어서다.
코로나 이후 '수면의 질' 수요 높아져
필립스·애플 등 글로벌기업에 창업 450년 침구전문업체도 '도전장'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필립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일본 수면테크 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가운데 일본도 450년된 침구 전문업체 니시카와가 파나소닉과 제휴해 자국 수면테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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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지난 9월 발매한 애플워치에 수면기록 기능을 추가했다. 잠잘 때 뒤척임을 센서로 포착하고, 수면시간을 산출해 앱으로 관리한다. 구글도 웨어러블 단말기를 개발하는 미국 피트비트 인수에 나서 수면테크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글로벌 기업들이 특히 주목하는 시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22분으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짧다. 만성적인 수면부족이 노동생산성 악화로 이어져 연간 15조엔의 경제적 손실을 입힌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생활리듬이 크게 변한 부분도 기업들이 수면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일본 침구 판매회사 흅노스가 지난 8월 일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0%가 '코로나19 이후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는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미국 조사회사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등을 포함한 전세계 수면테크 기기 시장은 2026년 약 320억달러로 2019년에 비해 3배 가량 커질 전망이다.
기업들 사이에서 직원들의 건강을 배려하는 '건강경영'이 확산되는 추세도 일본의 수면테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다. 스타트업 뉴로스페이스는 이불 밑에 설치해 수면상태를 측정하는 장비를 임대하고 있다. 약 3개월의 대여기간 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의 질 개선을 지원한다. 심야 근무인원이 많은 도쿄메트로와 재택근무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닛신식품 홀딩스 등 15개 기업 1200여명이 뉴로스페이스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