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장관에 정영애 …초유의 묵언장관 이정옥 경질론 현실로

여가부 장관에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 내정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에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現)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4일 행정안전부 장관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에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여성가족부 장관에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 국토교통부 장관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각각 지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정영애 이사 내정 (사진=뉴스1)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정영애 이사는 이화여대 석박사 과정을 거쳐 한국여성재단 이사(現), 서울사이버대 부총장,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입만 열면 실언을 해 민주당 내에서도 일찍부터 '경질론'이 거론돼 왔다.이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으나 여야 합의로 발언권을 제한받아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앞서 이 장관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을 집단학습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여가위 야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성추행이 성교육 학습교재라면 음주와 살인은 생명존중 학습교재란 말이냐"며 "가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여가부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 아니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여가부는 박 전 시장 사건 당시 피해자를 '피해 고소인'이라고 칭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장관이 입을 떼는 순간마다 국민은 실망하고 피해자는 상처를 받아왔다"며 "그러나 장관이 계속 버틴다고 산적한 법안을 외면할 수 없으니, 여야 합의로 이 장관 발언을 제한한 채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발언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장관은 얼마나 무거운 자리에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진지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직설했다.국민의힘은 "이 장관을 여가부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재차 사퇴를 촉구하며 회의에 불참해 왔다. 다만 이날 이 장관이 '질의에 답변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면 출석하겠다고 제안했고 여당이 이를 받아들여 초유의 '묵언장관'이 탄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