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에 코로나까지…적자 낸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닫는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코로나 여파로 작년 영업적자·순손실 [이슈+]

▽ 코로나19·국내 日 불매운동 영향으로 실적 부진
▽ 불매운동 1년…매출 반토막·한국서 영업적자
▽ 내년 1월 국내 최대 매장 명동중앙점 폐점
▽ 유니클로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 사랑 받는 기업 될 것"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를 한국에서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유니클로는 실적 부진 속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 내년 1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명동중앙점'도 닫기로 했다. 사진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DB
유니클로가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1000억원 가까운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한 해 1조3000억원을 웃돌던 매출도 반토막나며 매출 1조원의 벽이 깨졌다.

유니클로는 실적 부진 속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 내년 1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명동중앙점'도 닫기로 했다.

유니클로, 지난해 영업이익·순이익 '적자'…배당 못 했다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를 한국에서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유니클로는 실적 부진 속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 내년 1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명동중앙점'도 닫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폐점한 유니클로 종로3가점 전경. /사진=김영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ngwoo@hankyung.com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를 한국에서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 운동 '노 재팬(NO JAPAN)'의 여파가 고스란히 2019회계연도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4일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19 회계연도'의 영업적자 규모가 883억원으로, 2018회계연도(영업이익 1994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99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6297억원으로 54% 급감했다. 2014년 회계연도(2014년 9월∼2015년 8월) 당시 국내에서 단일 패션 브랜드 중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달성한 후 꾸준히 이어오던 매출 1조원벽이 무너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노 재팬 여파가 집중적으로 반영된데다 날씨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로 동절기 대표 상품인 온열내의 ‘히트텍’의 흥행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고객이 끊겼고, 여름에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냉감소재의 '에어리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유통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실적 부진에 대해 "한·일 관계 이슈와 코로나19의 장기화, 따뜻한 겨울 날씨 등 복합적인 요소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에프알엘코리아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급격히 축소됐다. 지난해 9월 초 967억원에 달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3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10억원에 달했던 배당금도 올해는 끊겼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주주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지분 51%)과 한국 롯데쇼핑(49%)이 배당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명동중앙점도 페점

유니클로는 실적 부진 속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 내년 1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명동중앙점'도 닫기로 했다. 사진은 유니클로 안양점. 사진=뉴스1
에프알엘코리아는 고정비가 들어가는 매장 구조조정에 한층 박차를 가한다. 올해 34개의 매장을 닫고, 내년에는 국내 관광상권 1번지 명동에 있던 국내 최대 규모 매장 '명동중앙점'도 폐점한다.

에프알엘코리아는 강남점 등 올 들어서만 26개의 매장을 닫았다. 지방을 중심으로 신규 매장이 늘어났지만 전체 매장 수는 2018 회계연도 말 총 187곳에서 11월 말 165곳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달도 대형마트와 쇼핑몰에 입점한 매장을 중심으로 8개 매장이 추가로 문을 닫는다. 연말까지 롯데피트인 동대문점·명일점, 홈플러스 상동점·간석점·의정부점·동수원점, 롯데마트 사상점·대덕점 등이다.

또한 내년에는 국내 최대 매장이란 상징성을 담은 명동중앙점이 1월 말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이 매장은 2011년 지하철 명동역 7번출구 인근에 문을 열어 첫 날 매출 20억원을 올린 유니클로의 대표 매장이다. 라메르 등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이 풀리면 소비자들이 길게 대기열이 늘어서 화제가 된 매장이기도 하다.
유니클로는 실적 부진 속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 내년 1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명동중앙점'도 닫기로 했다. 사진은 2015년 당시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매장 밖에서 '유니클로 앤드 르메르' 협업 컬렉션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니클로 제공)
이 같은 매장 구조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가속화된 비대면 쇼핑 수요 확대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소비자 수요와 상권 변화 등 달라지는 소비 트렌드 반영,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2005년 한국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히트텍’, ‘에어리즘’ 등 대표제품과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으로 불황 속에서도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2014년 회계연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이후에도 성장세를 지켰다. 그러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불면서 유니클로가 주요 불매 브랜드로 지목 받았고, 코로나19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지역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 사랑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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