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브와디스와프 슈필만, 영화 '피아니스트' 실존인물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2002년 개봉한 ‘피아니스트’는 한 유대계 폴란드인이 2차 세계대전에서 실제로 겪은 일을 재연한 영화다. 영화는 피아노 연주자인 주인공이 유대인이란 이유로 겪어야 했던 비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개 부문(감독상, 각색상, 남우주연상)의 상을 휩쓸었다.

주연 배우가 연기한 실존 인물의 이름은 브와디스와프 슈필만(사진)이다. 1911년 12월 5일 폴란드에서 태어난 슈필만은 1935년부터 국영폴란드라디오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활약했다.그의 삶은 1939년 9월 독일군의 바르샤바 점령 이후 크게 어려워졌다. 살던 터전을 떠나 유대인 거주지로 강제 이주된 데 이어 1942년엔 가족과 수용소로 압송될 처지에 놓인다. 압송 직전 탈출한 슈필만은 떠돌며 생활한다. 1944년 독일군 장교에 의해 발각되기도 했지만, 사살하지 않고 식량을 챙겨준 장교의 도움으로 생명을 부지했다.

슈필만은 전쟁이 끝나고 1946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회고록 《도시의 죽음》을 펴냈다. 전쟁 후에도 피아노를 연주했던 슈필만은 2000년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