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금강송구역 '세계농업유산' 등재 추진

농식품부, 내년 상반기 신청
자원 보존·관광객 증가 기대
경북 울진군 일대 금강송산지농업 구역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가 추진된다. 농촌 경관과 생태적 다양성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는 울진 금강송지역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록되면 농촌의 다원적 자원을 보존하고, 관광객 확대 등 부수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울진 금강송산지농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록을 위한 서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2차 회의를 마친 뒤 최종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신청서를 내고 현지 실사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세계중요농업유산은 전 세계의 독창적인 농업 문화와 생물 다양성을 보전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추진하고, 농촌개발 때 이를 감안할 수 있도록 FAO가 2002년 도입한 제도다. 현재 중국 15곳, 일본 11곳 등 22개국 62개 지역이 등록돼 있다. 한국은 제주 밭담, 청산도 구들장논, 하동 차농업, 금산 인삼농업, 담양 대나무밭 등 다섯 곳이 등재됐다.

이번에 정부가 등록을 추진하는 금강송산지농업은 울진 금강송면과 북면 일대 1만4188ha에 펼쳐져 있는 금강송 군락지가 대상이다. 조선 숙종 때부터 왕실의 산으로 지정·관리돼 온 곳이다. 멸종 위기종인 수달과 산양, 삵 등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록되면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처음으로 등재된 제주 밭담은 축제 방문객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모니터링단에 따르면 등재 직후인 2015년 3000명이었던 방문객 수가 2018년 6600명으로 증가했다. 바람이 많은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밭 주변에 쌓은 돌담을 중심으로 조성한 밭담길이 인기를 끈 영향으로 분석된다.청산도 구들장논은 유산 등재 시점인 2014년 26만3000명이었던 일반 입도객이 3년 뒤인 2017년 29만5000명으로 12% 증가했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등재된 하동 차농업과 금산 인삼농업은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은 경우다. 하동 화개면의 차 농가는 800곳이 넘고, 금산에선 전국 인삼의 70%를 유통하고 있다고 농어촌공사는 설명했다.

정부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다섯 곳을 포함해 경남 고성 해안지역 둠벙관개시스템 등 전국 15개 지역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