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단계 격상에 업주들 '절망·한숨'…시민들 "확산세 꺾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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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금지' 헬스장·노래방 "생계 막막", "형평성 어긋나"
영업제한 PC방·장례식장도 답답함 토로…"최대한 협조" 시민 반응도정부가 8일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겠다고 6일 발표하자 운영 중단 대상에 포함된 노래방·헬스장 등 업체 관계자들의 한숨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라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당장 생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걱정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단체 PT 헬스장을 운영하는 전모씨는 이러다 영영 가게 문을 닫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했다.
지난 8월 거리두기 격상 조치 때 영업을 잠시 중단했는데, 이번에 또 실내체육시설이 집합 금지 업종에 포함되면서 또다시 문을 닫게 된 것이다.전씨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정부에서 하는 거리두기 방침에는 기본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 달 월세가 400만원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하나도 없고 영업을 하지 말라고만 하니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이날 오후 기자가 둘러본 수원시 소재 번화가는 썰렁하기만 했다.
특히 노래방 대부분은 '거리두기 2단계 기간인 7일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여 놓고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인계동에서 만난 노래방 주인 A씨는 "인근에 북적이는 술집이나 식당은 거리두기 2.5단계에서도 오후 9시까지 영업이 허용되는데,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고 방별로 소독 등 방역도 철저하게 시행하는 노래방이 집합 제한 명령을 적용받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영통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도 "힘들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제 아예 영업이 중단된다니 막막하다"고 했다.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한 PC방 업주들도 답답함을 표했다.인천 연수구의 한 PC방 대표는 "그나마 최근 음식 섭취 금지 규정이 풀려 조금이나마 수입 회복을 기대했는데 밤 9시 이후로 영업이 금지된다니 절망적"이라고 했다.
부평구의 또 다른 PC방 업주는 "어제(5일)부터 서울 PC방 영업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돼 인천과 경기도 조만간 같은 규정을 적용받겠거니 예상은 했다"며 "PC방은 칸막이 안에서는 음식 섭취도 허용될 정도로 방역관리를 잘하고 있는데 시간제한을 둘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학원가도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로 수업 일정을 조정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인천 송도에 있는 국어학원 원장은 "학생들이 다른 학원 수업 시간과 겹치는 경우가 있어 조정이 쉽지는 않다"며 "정 안되면 주말 보강 등을 해야 하는데 결국 수업 전체 양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방역 효과가 클 지 의문"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문상객이 줄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장례식장 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장례식장 직원으로 일하고 김태원(26)씨는 "장례식장 운영은 더 힘들어졌는데 방역 업무로 직원을 더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될수록 방역 업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만 사실 장례식장에 직원이 많은 게 아니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이어 "시청에서 방역 전담으로 직원 한 분이 나오시긴 하는데, 상가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오후 5시부터 나오시고 있다"면서 "상가가 차려졌을 때 시간과 상관없이,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좀 더 융통성 있게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장 2주 뒤 결혼식을 앞둔 30대 예비 신부는 "초대 인원이 50명으로 제한되면서 가족끼리 하거나 미루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팬데믹 상황에서 결혼식을 치르려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은 정부의 강력한 거리두기 시행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참에 한풀 꺾이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돼 환갑잔치를 취소했다는 한 60대 경기도민은 "아무래도 모임이 많은 연말이라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2.5단계로 격상하길 다행인 것 같다"며 "연일 확진자가 600명이 넘어 정부에서 지침을 내렸으니 최대한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는 이달 8일부터 28일까지 3주간 시행된다.(강종구, 권숙희, 김솔, 류수현 기자)
/연합뉴스
영업제한 PC방·장례식장도 답답함 토로…"최대한 협조" 시민 반응도정부가 8일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겠다고 6일 발표하자 운영 중단 대상에 포함된 노래방·헬스장 등 업체 관계자들의 한숨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라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당장 생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걱정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단체 PT 헬스장을 운영하는 전모씨는 이러다 영영 가게 문을 닫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했다.
지난 8월 거리두기 격상 조치 때 영업을 잠시 중단했는데, 이번에 또 실내체육시설이 집합 금지 업종에 포함되면서 또다시 문을 닫게 된 것이다.전씨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정부에서 하는 거리두기 방침에는 기본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 달 월세가 400만원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하나도 없고 영업을 하지 말라고만 하니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이날 오후 기자가 둘러본 수원시 소재 번화가는 썰렁하기만 했다.
특히 노래방 대부분은 '거리두기 2단계 기간인 7일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여 놓고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인계동에서 만난 노래방 주인 A씨는 "인근에 북적이는 술집이나 식당은 거리두기 2.5단계에서도 오후 9시까지 영업이 허용되는데,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고 방별로 소독 등 방역도 철저하게 시행하는 노래방이 집합 제한 명령을 적용받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영통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도 "힘들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제 아예 영업이 중단된다니 막막하다"고 했다.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한 PC방 업주들도 답답함을 표했다.인천 연수구의 한 PC방 대표는 "그나마 최근 음식 섭취 금지 규정이 풀려 조금이나마 수입 회복을 기대했는데 밤 9시 이후로 영업이 금지된다니 절망적"이라고 했다.
부평구의 또 다른 PC방 업주는 "어제(5일)부터 서울 PC방 영업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돼 인천과 경기도 조만간 같은 규정을 적용받겠거니 예상은 했다"며 "PC방은 칸막이 안에서는 음식 섭취도 허용될 정도로 방역관리를 잘하고 있는데 시간제한을 둘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학원가도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로 수업 일정을 조정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인천 송도에 있는 국어학원 원장은 "학생들이 다른 학원 수업 시간과 겹치는 경우가 있어 조정이 쉽지는 않다"며 "정 안되면 주말 보강 등을 해야 하는데 결국 수업 전체 양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방역 효과가 클 지 의문"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문상객이 줄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장례식장 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장례식장 직원으로 일하고 김태원(26)씨는 "장례식장 운영은 더 힘들어졌는데 방역 업무로 직원을 더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될수록 방역 업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만 사실 장례식장에 직원이 많은 게 아니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이어 "시청에서 방역 전담으로 직원 한 분이 나오시긴 하는데, 상가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오후 5시부터 나오시고 있다"면서 "상가가 차려졌을 때 시간과 상관없이,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좀 더 융통성 있게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장 2주 뒤 결혼식을 앞둔 30대 예비 신부는 "초대 인원이 50명으로 제한되면서 가족끼리 하거나 미루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팬데믹 상황에서 결혼식을 치르려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은 정부의 강력한 거리두기 시행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참에 한풀 꺾이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돼 환갑잔치를 취소했다는 한 60대 경기도민은 "아무래도 모임이 많은 연말이라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2.5단계로 격상하길 다행인 것 같다"며 "연일 확진자가 600명이 넘어 정부에서 지침을 내렸으니 최대한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는 이달 8일부터 28일까지 3주간 시행된다.(강종구, 권숙희, 김솔, 류수현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