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세계 최초 '화이자 백신' 일반 접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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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신 희망자 내년 2분기까지 접종 가능"영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을 시작해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인 10명 중 4명은 "백신 안 맞겠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일반 접종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의 50개 병원에서 8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이뤄진다. NHS 직원들은 지난 주말 접종 대상자를 분류하고 면역 반응 치료소를 준비했다.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영국 전역의 병원에는 화이자 백신이 특수 상자에 담겨 속속 도착했다. 이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고, 운반 시에는 드라이아이스로 채운 특수 박스를 이용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백신 부작용에 대비해 접종자들은 일정 기간 병원에 머문 뒤 귀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첫 접종을 마친 모든 사람은 3주 뒤 두 번째 접종을 하게 된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앞으로 한 주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며 "노인들에 대한 접종을 최대한 빨리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현재까지 화이자 백신 4000만 도즈(1회 접종분)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영국 국민 30%가량인 20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올해 말까지 총 400만 도즈의 배송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영국은 지난 2일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미국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부 장관은 지난 6일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미 식품의약국(FDA)의 화이자 백신 승인이 이뤄져 유통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이 내년 2분기까지는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적지 않아 집단면역 효과가 쉽게 나타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60%에 그쳤다. 나머지 40%가량은 백신에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인종별로는 아시아계 83%가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했다. 히스패닉은 63%, 백인은 61%였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를 크게 본 흑인들은 역설적으로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이 42%에 그쳤다. 미 정부가 배포하는 백신을 믿지 못한다는 해석 등이 나온다.보건 전문가들은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3일 폭스뉴스에 "국민 70~75%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의 혜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