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수지 '리모델링 바람'…안전진단 첫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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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막히자 대안 부상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처음으로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도 나왔다.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 규제로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지자 발 빠르게 리모델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지 아파트들은 분당 등 1기 신도시와 달리 단지 규모가 크지 않아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입마을, C등급…2022년 착공
1620→1806가구로 '탈바꿈'
전용 59㎡ 5.5억 최고가 경신
아파트값 오르자 사업성 좋아져
보원·현대성우·수지한국 등 '속도'
리모델링 추진 잇달아
7일 수지구 풍덕천동 초입마을아파트 리모델링조합에 따르면 이 단지는 최근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C등급으로 통과했다. 기존 층수 그대로 가구별 면적을 넓히거나 별개 동을 짓는 수평·별동 증축은 C등급 이상을 받으면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다. 조합 관계자는 “작년 9월 용인시의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2022년 말 착공을 목표로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1994년 준공한 초입마을은 수평·별동 증축을 통해 지상 15층, 12개 동, 1620가구에서 지상 20층, 12개 동, 1806가구로 바뀌게 된다. 용적률은 기존 210%에서 302%로 높아진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공사비는 4000억원에 달한다.
수지구 내 다른 노후 아파트의 리모델링 추진도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지구에는 지어진 지 20년 이상이 된 아파트만 2만 가구에 달한다. 대부분 10층 이상 중층 아파트로 기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쉽지 않다.1994년 준공한 풍덕천동 보원아파트(619가구)는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2월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풍덕천동 신정8단지현대성우(1239가구)는 지난달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풍덕천동 신정마을9단지(812가구)와 수지한국(416가구)도 리모델링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리모델링이 본격 추진되면서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초입마을 전용 59㎡는 지난달 5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6월에는 4억원대 후반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일대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신정8단지현대성우 전용 59㎡도 지난달 18일 6억985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 1월(4억9500만원)과 비교해 2억원 넘게 뛰었다. 풍덕천동 A공인 관계자는 “수지구 리모델링 개발 기대가 커지면서 매물 문의가 급증했다”며 “강남과 인접해 있고 학원가가 몰려 있어 분당 등에서도 이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 강화 여파
안전진단 강화 등의 영향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리모델링은 주민 동의율이 66.7% 이상이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재건축(75% 이상 동의)보다 수월하다. 추진 가능 연한도 준공 후 15년으로 재건축(30년)의 절반이다. 기존 용적률이 200%가 넘는 단지는 재건축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리모델링으로 돌아서고 있다.수지구에는 리모델링에 적합한 소규모 단지가 많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수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분당 등 1기 신도시도 용적률이 200%대지만 대지지분이 넓고 단지 규모가 커 일부 단지는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며 “이에 비해 수지는 소규모 단지가 많아 재건축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외곽 지역으로 번진 ‘풍선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리모델링 사업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지구 아파트값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23.01% 상승했다.
용인시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용인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조례’를 내년 상반기 제정해 공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리모델링 자문단 구성 및 운영 △조합 설립 업무 지원 △설계·시공사 선정 △컨설팅·안전진단 비용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리모델링이 조명받고 있지만 늘어나는 가구 수가 많지 않고 다양한 평면 구성이 어려운 등 단점은 여전해 재건축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