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링거 '링티'·불가사리 추출물 제설제…"軍 훈련서 창업아이디어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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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7
창업시장에 부는 軍風
이원철 링거워터 대표
야외 훈련서 얼어버린 링거 보고
동료들과 마시는 수액 개발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
불가사리 제설제로 부식률 낮춰
양식업 피해 줄이는 부수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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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요람으로 떠오르는 군대
링티는 가루 한 포를 물(500mL)에 녹여 마시기 때문에 일반 링거보다 간편하다. 일반 이온음료와 비슷한 맛이 나지만 피로 해소에 우수한 효과를 낸다. 이 대표는 “포도당과 나트륨 비율을 세심하게 조정해 삼투압 효과로 혈액에 링티 성분이 빠르게 흡수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이 최소화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2018년 초 링티가 온라인 유통몰 등에 출시되자 반응은 뜨거웠다. 100만 포 이상 판매돼 그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에도 작년보다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링거워터는 온라인 판매에 치중돼 있는 유통채널을 편의점 등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한편 제품도 다변화할 계획이다. 피부에 좋은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성분을 추가해 피부과용 링티를 만드는 식이다.
선임이 후임 창업도 지원
겨울철 눈이 오면 염화칼슘 성분의 제설제가 사용된다. 하지만 이는 차량 부식, 콘크리트 파손, 가로수 피해, 호흡기 질환 등 부작용을 낳는다. 염화칼슘이 눈을 녹이는 과정에서 나오는 염화이온이 주요 원인이다. 양 대표는 경기과학영재고 재학 시절 불가사리의 다공성 구조체가 이온을 흡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연구해 논문을 썼다. 대학 진학 후 ‘염화칼슘이 녹으면서 방출된 염화이온도 흡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로 창업을 준비했다. 군대에서 아이디어를 성숙시킨 그는 동기 두 명과 함께 2017년 12월 전역 후 스타스테크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제설제는 기존 친환경 제설제보다 부식률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다. 양식 수산물을 잡아먹어 어민의 골칫거리인 불가사리를 수협에서 무상으로 공급받아 생산 단가도 줄였다. 양 대표는 “불가사리로 인한 국내 양식업 피해액이 한 해 4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매년 불가사리를 수거해 세금을 들여 폐기하고 있는데 그 부담을 스타스테크가 덜어줬다”는 설명이다.두 회사는 올해 육군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한 ‘제4회 육군창업경진대회’ 행사를 후원했다. 양 대표는 “육군 창업대회를 계기로 성장한 만큼 후배 창업자가 많이 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꺼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