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석의 메디토크] 코로나 극복, 엉덩이·허벅지 근육 운동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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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야외활동 줄어 하체 근력 감소 심각겨울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점점 늘고 있다. 이제는 어느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기보다 전국 각지에서 감염원이 추적되지 않는 산발적 감염이 발생하는 형태다. 연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뉴스가 전해지지만 일러야 내년 봄에 접종이 시작될 것이고, 아마도 전 국민 접종은 내년 가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골절·우울증 등 부작용 증가 우려
단백질 섭취 늘리고 실내서도 운동해야
방문석 < 국립교통재활병원장 >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지금과 같은 생활이 지속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많은 사회적 변화가 있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건강 문제 중 하나인 하체의 근감소증, 구체적으로는 엉덩이와 허벅지가 가늘어지는 증상에 대해 알아보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특히 고령층에서는 짧은 기간에도 근감소증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 당뇨,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낙상, 골절, 우울증의 증가를 초래해 1년 정도 이어진 현 상태가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내년까지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는 게 그 이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영국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공중보건 분야 학술 잡지의 최신 보고에 의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의 모든 나라가 여행 제한, 봉쇄, 사회적 거리두기 및 되도록 집에서 지내기를 국민에게 권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에게서 근육량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 감염 시 사망률이 높은 고령층에선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활동 감소는 물론이고 간편식 위주의 식사가 증가해 영양 불균형까지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국에서 고령층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식품점에 가기를 꺼리고, 젊은 사람들처럼 온라인 주문과 배달 신청에도 익숙하지 않아 더 문제가 크다고 한다. 한국의 상황도 비슷하거나 더 위험할 것이다.대처하는 방법은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간편식이나 가공식 대신 신선한 곡물과 채소 위주로 식사하는 것이다. 또 비타민D 같은 영양소를 섭취하고 부족한 운동을 해야 한다. 영양 섭취와 병행하는 운동의 권장 가이드라인도 있다. 헬스클럽 등 집단 운동 시설 이용이 불가능해진 현시점에서 영국 학자들은 땀을 흘리는 정도의 근력 운동 7~9세트를 반복하는 운동을 1주일에 적어도 2~3회 하라고 권장한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1주일에 총 150분 정도 걷기를 권하고 있다. 야외에서 거리를 두고 걷는 것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걷기와 튼튼한 하체 만들기가 운동의 기본이다. 인간에게 튼튼한 하체란 잘 다져진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말한다. 대둔근과 대퇴근을 키우란 의미다. 네발로 걷는 짐승과 달리 인간에게 가장 큰 근육은 엉덩이 근육(대둔근)이다. 소의 근육에서는 홍두깨살(우둔근)에 해당하는 부위로, 네발로 걷는 짐승에게는 중요도가 높지 않지만 인간에겐 중요하고 가장 큰 근육이다.
그다음 큰 근육이 허벅지, 대퇴근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은 이 근육을 의자에 앉는 쿠션으로만 쓰고 운동을 하지 않아 전 국민의 엉덩이 근육이 지방으로 변해가는 상황이다. 스쿼트, 런지 같은 동작이 실내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이다.
하지만 영국의 사례처럼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운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보급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감염을 경보하고 감염자를 추적하듯이 취약계층의 운동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지금의 노력이 코로나19 이후 장기적인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