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혼란스런 정국 죄송…개혁 위한 마지막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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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절차·과정 통해 해결"문재인 대통령(얼굴)이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과 관련해 처음으로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콘크리트 지지’로 여겨지던 지지율 40%대가 무너지고, 진보 지지층에서 균열이 감지되자 위기감이 커진 문 대통령이 모종의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기 내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 권력기관 개혁을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검찰 개혁 '정면돌파' 시사
"오래 끌지 않기를 기대한다"
10일 尹 징계위서 '매듭' 주문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방역과 민생에 너나 없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에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추·윤 갈등’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두 사람의 극한 대립에 대한 첫 사과로 풀이된다.문 대통령은 “지금의 혼란이 오래 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추·윤 사태를 오래 끌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 대해 다시 한 번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 나간다면 민주주의는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오는 10일 오전 10시30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남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라며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다”며 “과거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정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권력기관 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했다”며 “정부는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그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그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이를 위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통한 제도적 완비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들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수처장 후보를 두고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강행 처리에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