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움츠러든 情…자원봉사 절반으로 '뚝'

아침 기온이 영하 1도를 기록한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노인 30여 명이 쪽방촌 입구에 있는 광야교회 홈리스복지센터 앞을 서성였다. 복지센터가 지급하는 생활물품을 받기 위해서다. 이날 지급한 물품은 쌀 10㎏, 생수 3~4병과 방역 마스크. 11월에 두 번째 지급된 물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급 시간은 1시간30분으로 제한됐다. 정모씨(72)는 “매년 서너 번 오던 연탄 자원봉사가 올해는 한 번밖에 안 왔다”며 “올겨울을 별 탈 없이 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자원봉사 참여 인원이 전년 대비 절반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장애인복지관과 아동센터 등 정부 사회복지시설도 6개월가량 문을 닫으면서 소외계층의 삶은 더 열악해졌다는 분석이다.한국경제신문이 행정안전부 자원봉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11월 말까지 전국 자원봉사 참여 인원은 1249만9530명으로 전년 동기(2623만6340명) 대비 52.4% 급감했다. 분야별로는 문화행사가 -75.0%로 가장 많이 줄었다. 코로나19로 문화 전시 행사 등이 줄줄이 취소된 영향이다. 이어 보건의료(-64.4%) 교육(-56.7%) 순으로 감소했다. 장애인 노숙인 등의 돌봄·요양 활동이 포함된 생활편의 분야도 55.8% 줄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노숙인 식사 지원과 노인 의료봉사 등 대면 봉사 활동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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