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서 18주째 '대선 불복' 시위…"300여 명 체포"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6일(현지시간) 야권의 대선 불복 시위가 18주째 이어졌다.

인테르팍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야권 지지자들은 민스크 시내 여러 구역에서 소규모 그룹별로 모여 지난 8월 대선 승리로 6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과 새 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주말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지난주부터 경찰의 저지로 시내 중심가에 대규모로 모이는 것이 어려워지자 구역별로 수십~수백 명씩 그룹을 지어 산발적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야권 저항의 상징인 '백색-적색-백색' 3색 띠 깃발을 몸에 두르고 거리를 행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보안요원들은 시내 여러 지역을 순찰하며 시위 가담자들을 체포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민스크시 경찰을 인용해 이날 시위에서 3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전체 시위 참가자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 9월 23일 전격적으로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야권의 요구를 수용한 자진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버티고 있으며, 최근엔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의회나 내각에 일부 이전하는 개헌을 하고 난 뒤 물러날 것이란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