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방으로 이사가면 1000만원 드립니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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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주택 구입해 지방이주하면 가전·생활용품 구입비 지원이르면 내년 여름부터 도쿄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가정은 일본 정부로부터 100만엔(약 1044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코로나 계기로 도쿄집중도 완화·탈석탄사회 구상 실현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도쿄에서 지방으로 집을 사서 이주하는 주민에게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포인트를 1회당 최대 100만엔까지 지급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오는 8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이 추진하는 제3차 코로나19 경제대책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내년 1월 통상국회에서 예산안이 성립되는 대로 내년 여름부터 지원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이용 대상자는 도쿄도의 중심지역인 23구에 살고 있거나 도쿄도 23구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정할 계획이다. 신축 주택을 구입할 때는 에너지효율등급을 받은 주택만 포인트 지급 대상으로 인정한다. 기존 주택을 구입하면 별다른 조건없이 포인트를 지급받는다.
일본 정부가 도쿄도민의 지방이주를 장려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도쿄 집중도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2020년 10월 현재 도쿄도 인구는 1397만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몰려 있다. 종업원 100명 이상인 기업의 40%가 도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도쿄도의 역내총생산(GDP)은 106조엔(2017년도)으로 일본 전체의 5분의 1에 달한다. 도쿄도를 하나의 나라로 봤을 때 GDP 규모는 세계 16위다. 일본 역대 정부는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낭비되는 도쿄 집중도 완화를 주요 과제로 삼았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양상이 바뀌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4개월 연속 도쿄를 떠나는 인구가 도쿄로 들어오는 인구보다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쿄 전출인구가 전입인구보다 많았던 건 거품경제 붕괴 직후인 1993~1994년이 유일했다.일본 정부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는 탈석탄사회를 선언한 것도 도쿄의 인구를 줄이고, 지방의 친환경주택 구입을 장려하는 이유로 분석된다. 친환경주택을 늘리기 위해 일본 정부는 지방으로 이주하지 않더라도 에너지효율 등급이 높은 주택을 구입하거나 재택근무 환경을 만드는 사람에게 최대 100만엔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주택 신축이나 개조에 포인트를 주는 제도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10월 소비세를 8%에서 10%로 인상할 때 경기대책의 하나로 도입된 적이 있다. 에너지효율등급이나 내진설계가 우수한 주택을 새로 짓거나 개조할 때 포인트를 주는 제도로 올 8월까지 45만가구가 지원받았다. 일본 정부는 새 제도를 통해 침체된 일본의 주택시장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일본의 신설 주택착공건수는 16개월 연속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