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쿠폰, 언제 어떻게 뿌리면 마케팅 효과 클까?…수학으로 풀어낸다

국가수리과학硏 '산업수학 문제해결 워크숍'

구매 관련 데이터 토대로
최적의 고객 혜택 조합 찾는
알고리즘 개발 논의
“할인쿠폰을 언제, 어떻게 주면 좋을까?”

이런 기업 경영 문제에 대한 답을 수학적으로 풀겠다고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가 나섰다. 수리연은 9~11일 2020년 하반기 산업수학 문제해결 워크숍에서 ‘온라인 숙박 플랫폼의 고객 특성별 쿠폰혜택 제공 최적화 모형 개발’ 방안을 논의한다고 7일 밝혔다. 여기어때컴퍼니가 의뢰한 문제다.수리연 관계자는 “온라인 앱 고객의 구매 전환율(앱에 접근한 뒤 실제 앱에서 결제할 확률)을 높이기 위해 구매 관련 데이터를 토대로 쿠폰 제공의 최적 시점과 대상을 찾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NIMS의 산업수학 문제해결 워크숍은 기업이 제시한 경영·기술적 문제를 수학적으로 정의한 뒤 수학 물리 화학 등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2박3일 동안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내놓는 정기 행사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숙박업소 이용 패턴을 분석한다. 분석 대상은 서울에 있는 숙박업소로 한정했다.

구매 데이터는 13가지로 세분화됐다. 예약 여부, 결제 시점, 입실 시간, 환불 여부, 지급된 쿠폰 종류, 정상 숙박 가격, 쿠폰을 사용해 할인받아 실제 지급한 숙박 가격 등이다. 이를테면 A란 고객이 숙박업소를 이용할 때 언제 예약했는지, 실제 입실을 했는지 아니면 예약을 취소했는지, 쿠폰을 받았는지, 쿠폰을 받아 사용했다면 그 이후 실제로 해당 숙소 이용 횟수가 늘어났는지 등을 분석하겠다는 것이다.수리연 관계자는 “쿠폰 혜택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 제안’이지만 고객 특성에 따라 쿠폰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효용의 차이가 크다”며 “가격 민감도가 더 높은 고객에게 쿠폰을 우선 발급하면 마케팅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 흉부외과의 한 교수가 의뢰한 ‘외상환자 치료 효과 향상을 위한 컴퓨터단층촬영(CT) 기반 폐손상 예측 모델’ 개발 방법도 이번 NIMS의 산업수학 문제 해결 워크숍에서 논의한다.

외상환자의 폐 용적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CT 내 ‘간유리음영(GGO)’ 면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GGO는 CT에서 검은색도, 흰색도 아닌 모호한 부위를 말한다. GGO가 있다는 건 폐가 어떤 형태로든 다쳤다는 걸 의미한다. 폐렴이나 폐암의 신호일 수도 있고,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일 수도 있다.그런데 외상으로 인한 GGO일 경우 폐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예후 관찰이 중요하다. 수리연 관계자는 “외상환자의 폐내출혈은 수술 등 향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GGO를 제거한 CT 영상을 확보해 환자 폐에서 정상 기능을 하는 용적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알고리즘을 만들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리연은 외국 의료기관에서 조달한 1000여 건의 CT 영상 데이터를 토대로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할 방침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