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페레스, 생애 첫 그랑프리 우승…한세용은 '데뷔전 16위'

'코로나 양성' 해밀턴 대신 출전한 러셀은 9위
올 시즌 챔피언을 확정한 루이스 해밀턴(영국·메르세데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빠진 포뮬러원(F1) 사키르 그랑프리에서 세르히오 페레스(멕시코·레이싱 포인트)가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또 윌리엄스 레이싱팀의 한세용(영국명 잭 에이킨)은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16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가운데 해밀턴의 대타로 팀을 옮겨 레이스를 치른 조지 러셀(영국·메르세데스)은 타이어 교체 실수로 9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페레스는 7일(한국시간) 바레인 사키르의 바레인 인터내셔널 서킷(3.543㎞·87랩)에서 열린 2020 F1 챔피언십 16라운드 '사키르 그랑프리'에서 1시간 31분 15초 114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예선에서 5위를 차지해 5번 그리드에서 결승을 치른 페레스는 레이스 도중 타이어 문제를 겪은 예선 1위 발테리 보타스(메르세데스)와 예선 2위 러셀을 따돌리고 자신의 생애 첫 그랑프리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사키르 그랑프리 최고 관심사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된 해밀턴을 대신해 윌리엄스팀에서 메르세데스팀으로 잠시 이적한 러셀의 결과였다.
러셀은 전날 예선에서 2위에 오르면서 당당히 2번 그리드를 받고 레이스에 나섰다.

팀 동료 보타스는 폴 포지션을 잡았다. 결승전을 앞두고 메르세데스팀의 우승은 당연해 보였고, 러셀의 최종 순위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메르세데스팀은 피트 스톱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63랩까지 선두를 달리던 러셀과 보타스는 타이어 교체를 위해 나란히 피트 스톱을 했다. 러셀은 5.3초 만에 타이어를 바꾼 뒤 출발했지만 보타스는 무려 타이어 교체에 27.4초나 허비했다.

메르세데스팀의 크루들은 러셀의 머신에 잘못된 조합의 타이어를 교체했고, 보타스 머신의 왼쪽 앞바퀴 타이어를 바꾸려다 적당한 타이어를 찾지 못해 기존 타이어를 끼우고 다시 서킷에 내보내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러셀은 타이어 세팅을 위해 재차 피트인 하느라 순위가 밀렸고, 설상가상으로 러셀은 레이스 막판 페레스를 추격하다 왼쪽 뒷바퀴에 펑크가 나면서 다시 피트인하며 우승의 기회를 날렸다.

러셀은 결국 9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하며 포인트 3점을 획득, 자신의 F1 그랑프리 역대 첫 포인트 달성에 만족해야 했다.

메르세데스팀은 러셀에게 잘못된 타이어를 장착한 페널티로 2만유로(약 2천6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한편, 한국계 드라이버인 한세용은 레이스 도중 곡선 구간을 빠져나오다 스핀을 일으켜 방호벽에 머신의 앞부분을 충돌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끝까지 완주하며 데뷔전에서 16위를 차지했다.

한세용은 레이스가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정신없는 레이스의 밤이었다.

기회를 엿보고 밀어붙였는데 실수를 했다. 나의 데뷔전을 잘 준비해준 윌리엄스팀의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