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료 안냈는데"…中 인터넷 떠도는 BTS 불법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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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NCT·세븐틴·아이즈원 등 아이돌 무대 불법유통한류 방송콘텐츠의 중국 내 불법유통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계약을 맺지 않은 방송 프로그램이 온라인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저작권 침해 피해가 우려된다.
2020MAMA 방영 동시에 중국서 온라인 사이트서 등장
"침해 사례 많고 광범위해 단속 및 처벌 어려운 실정"
8일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빌리빌리(bilibili) 사이트에는 지난 6일 엠넷에서 방영된 글로벌 음악 시상식 '2020 MAMA'(Mnet ASIAN MUSIC AWARDS) 영상이 수십 개 검색됐다.동영상은 길게는 46~115분 수준으로, 링크에 접속하면 2020 MAMA 1, 2, 3부에 해당하는 방송 프로그램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 6일 국내 방영 직후 업로드됐다. 불과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방송 프로그램이 무단으로 유출된 것이다. 엠넷 채널을 운영 중인 CJ ENM 측은 "해당 프로그램을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는 앞서 지난 9월30일 방영된 나훈아의 KBS 콘서트 영상을 불법 유출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국내에서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조차 제공되지 않는 나훈아 콘서트 영상 전체를 불법 유통해 논란이 된 바 있다.SNS을 통한 저작권 침해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중국 최대 SNS 웨이보에 따르면 지난 7일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2020MAMA'가 등장했다. 실시간 검색어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검색어를 누르자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BTS)를 비롯해 NCT, 세븐틴, 아이즈원, 보아, 갓세븐, 블랙핑크, 태민 등 2020MAMA에 출연한 가수별 무대 전체 영상이 대거 공유됐다. 길게는 30분 이상 분량의 무대 영상 전체가 무단으로 복제돼 재생됐다.
MAMA 프로그램은 각국 간 문화교류 계기를 만들기 위해 CJ ENM이 주최하는 글로벌 음악 시상식이다. 매년 연말 1회 세계 각국에서 개최돼 중국은 물론, 해외 한류팬들에게 주목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현재 중국 웨이보에서 2020MAMA 키워드의 조회수는 10억회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중국에서 온라인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한 불법 복제 및 무단 배포 등 저작권 침해 사례는 이미 수년전부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기기 보급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불법 유통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실시한 한류 콘텐츠 저작권 침해대응 현황표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로 삭제된 주소(URL)의 합계가 2018년도에는 11만9706건에서 2019년도 21만372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현재 해외 콘텐츠 불법 유통 문제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산하 해외저작권사무소와 현지 정부 당국 공조하에 단속,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 사례가 워낙 많고 광범위해 일일이 파악해 단속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특히 중국의 경우 불법유통 확산 속도가 빨라 단속 및 처벌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한 의식수준이 낮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어 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문체부 관계자 역시 "인력과 예산 제약이 있다보니 빌리빌리 등과 같이 파급력 큰 사이트를 중심으로 저작권 침해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