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새 100만개 팔았다…뚜레쥬르 '빵빵한 히트'

빅데이터로 판매량 분석 바탕
소비 트렌드 맞춘 상품 개발
연구원·파티셰 영입도 한몫

올들어 가맹점 배달 매출 23배↑
CJ푸드빌 뚜레쥬르 제품개발팀 소속 연구원들이 트렌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만들고 있다. /뚜레쥬르 제공
뚜레쥬르의 빅데이터 경영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 들어 가맹점 배달 매출은 23배 증가했고, 3개월 새 100만 개가 팔리는 ‘메가 히트’ 제품도 여러 개 나왔다. 2018년 도입한 빅데이터 시스템 ‘토스(TOSS)’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뚜레쥬르는 토스를 이용해 1300여 개 가맹점의 계절·요일·시간대별 판매량 등을 낱낱이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비대면 배달 서비스와 구독 서비스 등을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조직을 합쳐 신제품 출시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페 등 프랜차이즈업계 전반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베이커리 업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뚜레쥬르의 매각 작업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뚜레쥬르는 올해 히트 상품을 끊임없이 내놨다. 출시 3개월 만에 각각 100만 개가 넘게 팔린 ‘치즈방앗간’과 ‘치즈브라우니’, 24겹의 페이스트리에 우박설탕을 더한 ‘몽블랑의 정석’ 등이 잘 팔렸다. 빙그레와 협업한 메로나시리즈도 화제를 모았다.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신제품이 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조직의 변화다. 외부(해외 포함)의 우수한 연구원과 파티셰 등을 적극 영입하고, 연구소와 마케팅팀을 통합했다. 상품기획자와 개발자가 한 지붕 아래 협업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 출시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인기 상품이 늘면서 가맹점주들도 화답했다. 뚜레쥬르의 한 점주는 “그냥 들어와서 빵을 고르는 게 아니라 특정 제품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신제품이 나오자마자 본사에 주문을 넣는 가맹점의 신제품 취급률은 지난해 80%에서 올해 90%대까지 올랐다. 가맹점주 10명 중 9명은 본사가 개발한 제품을 온전히 믿고 사들인다는 얘기다.

비대면 전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준비했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9월부터 가맹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인 800여 곳이 배달을 한다. 가맹점당 평균 배달 매출은 10배 이상 늘었다.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가맹점이 증가하면서 뚜레쥬르 전체의 배달 매출은 전년 9월 대비 23배 늘었다.

김찬호 CJ푸드빌 베이커리본부장은 “빵의 본질에 집중해 맛에 대한 신뢰를 높였고, 배달 서비스의 편의성과 빅데이터의 분석 효과가 맞물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