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서럽다는 '26억 전세' 이혜훈…"가난까지 훔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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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집주인한테 전화 오면 밥이 안 넘어가"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주택자의 설움'을 이야기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현재 26억짜리 전셋집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인물이다.
민주당 "집 못 산 게 아니라 안 산 것"
"무주택이 아니라 무공감"
이에 9일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하다하다 가난까지 훔치려 한다" "서민 코스프레 재밌나" 등 이 전 의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최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택 공약에 대해 설명했다. '15년째 무주택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혜훈 전 의원은 "3선 의원을 지냈지만 집이 없다"며 "집주인한테 전화가 오는 날이면 밥이 안 넘어가더라"고 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현재 거주 중인 곳이 서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로 전세금만 26억원인 것으로 알려지자 '서민 코스프레'라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아파트는 한강 조망권과 교육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분양 초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반포의 대표 아파트 중 한 곳이다.
2016년 8월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대 국회 신규 재산등록 내역에 따르면 이혜훈 전 의원이 남편과 함께 신고한 재산은 65억2140만원이었다. 이혜훈 전 의원은 상가 3채도 소유하고 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임차인 코스프레'에 이혜훈 전 의원의 '무주택 코스프레', 서초구 전·현직 의원님들의 이미지 세탁 발언에 기가 찬다"며 "60억원이 넘는 자산가가 무주택자라면 '안 산 거지', '못 산 게' 아니다. '있는' 분께서 '없는' 설움을 말씀하시니 여간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경태 의원은 "'무주택'이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무공감'으로 보인다"며 "'무분별'한 재개발로 서울시민의 소중한 보금자리마저 뺏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혜훈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한강 변에 25평 아파트를 1억5000만원에 공급하는 정책을 내세운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의 힘을 빼는 이런 거 때문에 (국민의힘이)안되는 거다"라고 비꼬았다.
보수 야권에 우호적이었던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국민을 우롱하는 것" "재산 65억 가진 분이 서민놀이를 한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도둑맞은 가난'이라는 소설을 인용해 "이혜훈 전 의원이 가난까지 훔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