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변화를 이끈 여성 9인은

홍콩매체, '미투' 상징 저우샤오쉬안·우한 실상 폭로 팡팡 등 선정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여러 어려움 속에서 중국의 변화를 이끈 여성 9인을 선정해 소개했다. 첫번째로 소개된 인물은 중국 공정원 원사이자 군사의학과학원 연구원인 천웨이(陳薇·54) 소장이다.

천 소장은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팀을 지휘했으며 백신 임상시험의 첫번째 피실험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세계 첫 에볼라 백신과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치료제 개발에도 참여했던 그는 지난 9월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한 공로로 인민영웅 훈장을 받았다. 그와 함께 지난 1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자마자 우한에 투입된 뒤 수개월간 현지에서 일해온 전염병 전문가 리란쥐안(李蘭娟·73) 중국공정원 원사도 뽑혔다.
이들 두 과학자가 중국측의 영웅이라면 코로나19의 참상을 세계에 알려 중국의 역적으로 몰린 작가 팡팡(方方·65)도 선정됐다.

팡팡은 코로나19로 두달 넘게 봉쇄된 우한의 참상을 폭로한 '우한 일기'(Wuhan Diary)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게재했으며, 이를 엮은 책은 해외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러나 이 책은 중국에서 금지됐고, 그는 일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근거없는 주장을 퍼뜨리고 조국을 배신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선구자로 불리는 시나리오 작가 저우샤오쉬안(周晓萱·27)도 뽑혔다.

그는 2014년 중국 관영 중앙(CC)TV 진행자 주쥔(朱军)이 강제로 입맞춤을 했다는 사실을 2018년 폭로하고 그를 고소했다. 그러자 주쥔은 허위사실이라며 그를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가 패소했다.

지난 2일 해당 사건에 관한 재판이 열린 베이징 법원 앞에는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미투' '우리는 역사가 답을 할 때까지 당신 곁에서 기다릴 것' 등의 팻말을 들고 그를 응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저우샤오쉬안은 당일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중국의) 구조 속에서 자신의 고소사건이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CMP는 이들 외에 중국 최초로 이종격투기(UFC) 챔피언에 오른 장웨이리(张伟丽·31), 베이징대 출신으로 중국 전통 여성상을 유머스럽게 비틀고 남성의 권위에 도전해 큰 인기를 끈 스탠드업 코미디언 리쉐친(李雪琴·25), 윈난성의 독특한 음식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65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뎬시샤오거(滇西小哥·32), 영화 '소년시절의 너'로 올해 중국 금계상 5관왕에 오른 배우 저우둥위(周冬雨·28), 가난한 농촌지역 여학생들의 교육에 헌신한 고등학교 교장 장구이메이(张桂梅·63)도 뽑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