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노동장관, 노조법 개정에 "노사 입장 균형 맞췄다"

"ILO 핵심협약 비준 기초 마련…EU와 FTA 분쟁도 적극 대응"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일 국회를 통과한 노조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 노동계와 경영계 입장에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이번 입법이 노사 양측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했다고 보며 앞으로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면서 법의 취지가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어 노조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노동 관련 법안을 의결했다.

노조법 개정안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것으로,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노동계는 노조법 개정안에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등 경영계 요구를 반영한 '독소' 조항이 포함됐다며 반발한다.

반면 경영계는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으로 노사 간 대립과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 장관은 "하위 법령 개정, 인프라 구축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면서 제도 도입·운영에 대한 상담 및 지원 등도 적극적으로 실행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사업장에 종사하지 않는 조합원의 노조 임원 자격 제한 등 노동계가 반발하는 노조법 일부 조항에 관해서는 "ILO 결사의 자유 협약의 핵심 내용을 보장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별 노사관계의 특성을 함께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조법 개정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에 결정적인 장애 요인들은 제거됐다"며 "산업 현장에서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보완한 규정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경영계가 요구해온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에 대해서는 "ILO에서는 파업을 종식하기 위한 대체근로는 결사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로 본다"며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장관은 "(노조법 등) 이번 법 개정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며 "보편적 노동 기본권 보장에 대한 30년간의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게 됐고 앞으로 EU(유럽연합)와의 남은 FTA(자유무역협정) 분쟁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노조법 등의 개정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아직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협약 가운데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 제98호,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제29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EU는 2018년 말 한국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한-EU FTA 협정을 위반했다며 분쟁 해결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에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분쟁 해결 절차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이 힘을 받게 된다.이 장관은 비준 동의안이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며 "임시국회가 열려 외통위가 개최된다면 비준 동의안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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