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뿔났다'…이용섭 광주시장 제안에 "배신감 느낀다"

전남도·도의회, "약속 파기"…4자 협의체 불참도 검토

이용섭 광주시장의 광주 민간공항 무안 이전을 위한 4자 협의체 구성 제안 등에 대해 전남도와 도의회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사과와 재고를 촉구했다.
특히 이 시장의 제안이 '2021년 민간공항 이전'이라는 기존 협약 파기로 받아들여져 4자 협의체 불참이 검토되고 도의회가 시도 행정통합 관련 용역 예산까지 전액 삭감하는 등 시도 상생은 완전히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전남도는 10일 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이 시장의 제안에 대해 "약속 파기"라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전남도는 "이 시장의 제안은 문제를 더 복잡하게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고 모든 노력과 약속을 뒤집은 결정을 내리면서도 어떠한 유감이나 사과 표명 한마디도 없었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4자 협의체에 대해서는 "민간공항에 관한 어떠한 결정 권한도 없으며 군 공항 이전 문제만 다루는 것으로 약속했는데 광주시는 이를 저버리고 군 공항 이전을 논의하는 실무협의체에 민간공항 이전에 대한 모든 결정을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군 공항 문제를 다루는 광주시의 그동안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전남도는 "표면적으로는 군 공항 이전을 주장하면서도 지역주민이 수용할 수 있는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며 "무턱대고 설명회만 강행하려고 해 지역반발만 키웠다"고 비난했다. 또 "기피 시설을 내보내는 광주시의 입장만 주장하고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전남 도민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전남도는 "광주시의 발표는 시도민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민간공항 이전 협약 번복에 대해 전남도민에게 사과하고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도는 광주시의 대응조치를 보고 4자협의체 불참도 검토할 방침이다. 전남도의회는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한층 더 격앙돼 있다.
시도 행정통합 관련 용역 예산을 삭감한 데 이어 도의회가 비난 성명을 내고 의장까지 별도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이날 낸 성명에서 "민간공항 통합과 군 공항 이전을 하나로 뭉개버리는 궤변으로 시·도 행정통합까지 논의되는 광주·전남의 상생 분위기를 뒤엎고 전남도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도의회는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4자 협의체도 민간공항 이전 문제 해결 수단으로 전락시켜 중앙정부와의 신뢰 관계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한종 전남도의회 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본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무안공항 활성화 협약을 믿고 민간공항 이전을 손꼽아 기다려 온 200만 전남도민의 배신감과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하루빨리 현 사태를 수습하고 약속을 지켜라"고 촉구했다.

전남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시장이 제안했던 광주전남 시도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연구용역비 예산 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도의회 예결위는 이 시장의 발언을 민간공항 이전과 군공항 이전을 연계한 것으로 보고 2018년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의 '조건 없는 민간공항 이전' 3자 합의를 뒤엎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혁제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이미 광주시에서 시·도 상생을 포기한 듯한 발표문을 냈다"며 "상생의 정신을 없애 버린 상황에서 시·도 행정통합 예산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민간공항 이전은 국가사업으로 이미 확정된 것인데 지자체가 마음대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며 "광주시가 뭔가를 원한다면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오히려 산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날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 이전에 대해 정부와 전남도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에서 군공항과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