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證 '펀드 실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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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장 활력 불어넣은 다크호스들카카오 계열 카카오페이증권이 전속 판매하는 5개 펀드 가운데 첫 ‘1000억원 펀드’가 등장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영업 개시 및 펀드 판매 이후 10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 당시 펀드 판매 중심의 사업모델에 의구심을 품었던 증권업계에선 “전멸한 줄 알았던 개인투자자의 펀드 투자 수요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1000억원 펀드' 등장
최소 투자금 1000원까지 낮춰
100만명 펀드 가입자 유치
개인 소액 펀드판매시장 되살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12/AA.24685924.1.jpg)
카카오는 펀드 판매의 프레임을 ‘부자들을 위한 고액 재테크’에서 ‘소액으로 나눠 넣는 소소한 투자’로 바꾸는 데 주력했다. 펀드 가입 단위를 1000원까지 낮추고, 거스름돈을 모아 펀드에 가입하면 혜택을 주는 ‘알 모으기’ 등 마케팅을 기획했다. 이를 통해 100만 명의 펀드가입자를 유치하고, 한 달에만 800만 건의 투자가 이뤄지는 등 펀드 투자의 대중화에 성공했다는 것이 카카오페이증권 측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펀드를 판매하는 한 자산운용사 마케팅 담당자는 “카카오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국내 투자자들의 트렌드에 맞는 적절한 펀드 설정도 흥행에 기여했다. 똑똑한4차산업혁명ETF분할매수 펀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보수는 최소화하면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려는 개인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개별 종목이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로 준비한 상품이다.
카카오가 개인을 상대로 한 공모펀드 판매를 흥행시키면서 시장의 시선은 후속 주자인 토스증권으로 향한다. 카카오에 이어 국내 핀테크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증권업에 진출하는 토스는 금융상품 판매 위주의 카카오와 달리, 리테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사업의 핵심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