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대시 상장…손정의 '17배 대박'

첫날 공모가 대비 86% 폭등
투자 2년여만에 지분가치 12조원
미국 최대 음식 배달업체 도어대시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첫날인 9일(현지시간) 공모가 대비 86%가량 폭등했다. 도어대시에 투자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분 가치가 투자액 대비 17배로 불어나는 ‘대박’을 터뜨렸다.

도어대시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182달러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189.51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확정된 공모가는 102달러로 당초 희망 공모가 범위(90∼95달러)를 크게 뛰어넘었다.도어대시 주가가 이날 공모가 대비 85.79% 상승하면서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투자펀드인 비전펀드를 통해 도어대시에 2018년 초부터 총 6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도어대시 시초가(182달러)를 기준으로 한 비전펀드의 지분 가치는 115억달러(약 12조8000억원)에 달한다. 투자액 대비 약 17배 수준이다.

2013년 창업한 도어대시는 미국 음식배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800여만 명의 고객을 보유해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한다. 도어대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올 1~3분기 매출이 19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억8700만달러)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 9월까지 순손실은 1억4900만달러로 작년 동기(-5억33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2분기엔 2300만달러의 반짝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도어대시는 아직까지 연간 기준으로 이익을 낸 적이 없다. 하지만 투자금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물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릭쇼, 고급 식당 전문 배달업체 캐비어,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 스코티랩스 등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작년엔 공유 주방인 ‘고스트 키친’을 열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