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길어지자 여야 의원 구설 '속출'

홍익표 "법조기자단 해체"…野 "독재 발상"
김웅 "성폭력 범죄, 스트레스 탓"…與 "저급한 인식"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길어지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의 '문제성' 발언도 속출하고 있다. 여야는 상대 당 의원의 발언 가운데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콕 집어내 비난 논평을 내면서 장내 토론전 열기를 더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무제한토론 이틀째인 11일 발언 중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 의견을 거론하면서 "굶주린 맹수를 옆에서 쿡쿡 찌르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폭력 범죄라는 건 충동에 의해서 이뤄지고, 그 충동의 대부분은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 의원 인식 수준이 참으로 저급하다"며 "대국민 사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웅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것은 성폭력 전문가들의 얘기"라며 "심리치료 등 근원적인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앞서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법조기자들은 다 받아쓰기만 한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조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근무하는 경내 소통관 시설에 대해서도 "왜 기자들에게만 특혜를 주나"라며 사적 점유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언론 모욕을 넘은 독재 발상"이라며 "기자단을 모욕하고 언론 자유에 대못질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전날 "대한민국은 도시 구석구석 야간에도 아녀자들이 밤거리를 걸을 수 있는 치안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아녀자'가 전근대적인 단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잘생기고 감성적이어서 지지했던 여성들이 요즘은 고개를 돌린다"고 말했다가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남의 말을 전하는 것"이라고 물러서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