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떠나는 비건에 격려만찬…한반도 평화 노력에 사의

비건, 대북협상 아쉬움 남기며 4박 5일 방한 마무리…내일 일찍 출국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찬으로 4박 5일 '고별 방한'을 마무리했다.강 장관은 이날 한남동 장관공관에서 비건 부장관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을 위해 격려 만찬을 주재했다.

미측에서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외교부에서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고윤주 북미국장, 이문희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참석했다.

외교부는 지난 8일 도착한 비건 부장관을 위해 9일 이도훈 본부장, 10일 최종건 1차관에 이어 이날 강 장관까지 3일 연속 만찬을 열었다.내년 미국에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떠날 사람에게 과도한 예우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그만큼 정부가 그간 한미관계 발전에 대한 비건 부장관의 기여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비건 부장관이 한반도 문제에 남다른 관심과 진정성을 갖고 노력해왔다는 점에서 여러 정부 당국자가 고마움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도 이날 만찬에서 사의를 표하고 한미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방한 기간 비건 부장관은 그간 북핵 협상 소회를 밝히며 사실상 마지막 대북 메시지를 냈다.

그는 전날 아산정책연구원 강연에서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첫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싱가포르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며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그러나 그가 대북특별대표로 남아있는 동안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2018년 8월 대북특별대표 임명 이래 북한과 실무협상을 주도해온 그는 "지난 2년간 더 많은 것을 이루지 못해 실망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12일 오전 일찍 오산공군기지에서 전용기로 출국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