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경기회복 기대, 주가에 이미 반영" BOA 경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미국 주가에 이미 반영됐으며 내년엔 주가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경고했다.

사비타 서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주식담당 수석전략가는 지난 8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시장에 하방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은 (기업)실적이 대단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산가격보다 경제가 더 좋은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단히 말해 경제 회복으로 인한 많은 이익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S&P500지수 전망치를 3800으로 제시했다. 10일 S&P500지수 종가(3668)와 비교하면 불과 3.5% 높은 수준이다. 이는 내년 S&P지수가 4300까지 오를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낙관론과는 상반된다.

서브라마니안은 증시의 코로나 백신 배포를 둘러싼 불확실성, 미 중앙은행(Fed)과 의회의 부양책이 느려지거나 중단될 위험 등을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시장이 부양책에 의존해온만큼 부양책이 사라지거나 감소하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이란 진단이다. 내년 소비가 올해보다 대폭 회복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폈다. 팬데믹 기간 미국 소비가 비교적 탄탄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내년에는 백신이 광범위하게 배포되더라도 수요가 급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많은 억눌린 수요와 함께 내년에 접어들 것이란 아이디어는 지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부양책 덕분에 미국의 가계 저축이 늘었고 내년엔 소비가 급증할 것이란 다른 투자은행들의 시각과는 다른 분석이다.

그는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는 기업투자 개선을 꼽았다. 기업들이 팬데믹 기간 자본지출을 미뤘다는 점, 차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엔 기업투자가 늘어날 수 있고 이것이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