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리스크는 곧 사라질 역풍일뿐" [독점 UBS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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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미국 연방정부와 46개 주 정부로부터 동시에 반독점 소송을 당했다. 페이스북이 경쟁자가 될 잠재력이 있는 신생 정보기술(IT) 기업을 인수하는 약탈적 관행으로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15년간 사진 공유 앱인 인스타그램과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 등 70개 사를 인수했다. 미국 정부가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 등이 분리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페이스북은 2012년과 2014년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 때 연방거리위원회(FTC)가 각각 승인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소송이 자신의 결정을 뒤집는 것이라고 주장했다.페이스북이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빅테크는 항상 규제 위험에 직면해 왔다. 우리는 투자자들이 그보다는 다른 요소들을 더 살펴봤으면 좋겠다.'겁이 많은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규제 이슈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대부분 짧은 역풍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미 연방 하원은 16개월에 걸쳐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 기업 4곳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이들 기업이 독점적인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우리는 페이스북이 이전에 취득한 자산을 강제적으로 매각시키진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앞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려는 경우 규제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백악관의 주인과 의회 구성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다음 달이면 워싱턴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빅테크를 겨냥한 감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이어가겠지만, 상원은 분열될 가능성이 크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여전히 내각 인선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어쨌든 이번에 페이스북이 당한 소송은 수 년에 걸친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FTC가 과거에 이미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에 대한 인수를 승인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펀더멘털을 돌아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내년 2분기에는 널리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기순환주의 회복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빅테크 부문의 경우 광고가 붙는 플랫폼 사업에서 수혜를 입고 있다. 신규 사용자 유입이 많아지면서 이 부문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투자자가 미 정부의 규제 리스크에만 매몰되지 않기를 바란다. 5세대(5G) 이동통신, 핀테크(금융+기술), 그린테크, 헬스테크 등 다양한 기술 분야를 살펴보기를 권고한다.
정리=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