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장애인이 VR게임을 하자 벌어진 놀라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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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게임인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 연구진, VR 게임 활용한 재활훈련 효과 분석
하퇴 절단자 균형·민첩성 등 향상…"훈련 흥미·만족도도 높아"비장애인처럼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을 하기 어려운 신체 절단 장애인에게 가상현실(VR) 게임이 좋은 운동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12일 재활학계에 따르면, 한국재활복지공학회 논문지 최신호에는 게임이 장애인 재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몰입형 가상현실 게임 훈련이 하퇴 절단자의 고유수용감각, 균형 및 민첩성에 미치는 영향' 논문이다.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장윤희 책임연구원, 정보라·강정선 연구원, 김규석 연구위원이 VR 게임을 활용한 재활훈련을 연구했다.사고나 질병으로 하지가 절단된 사람은 의지(義肢)를 착용하고 보행해야 한다.
의지로 보행하려면 재활 훈련이 필수다.
하지 근력 및 균형 능력 강화, 신체 중심 이동 등 훈련을 주로 한다.그런데 전통적인 재활훈련은 주로 특정 신체 움직임을 반복하는 식이라 흥미가 떨어지기 쉽고, 잔존하는 신체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에도 제한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재활학계에서는 VR 기술이나 게임을 활용한 재활훈련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62세 여성이 유명 VR 게임 '프루트 닌자'로 재활훈련을 했더니 근력, 균형 감각, 보행 능력이 좋아졌다는 연구 사례도 있다.이번 논문도 이런 시도 중 하나다.연구진은 하퇴 절단자 남성 3명(편측 하퇴 절단자 2명, 양측 하퇴 절단자 1명)과 비장애 성인 여성 3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VR 게임으로는 국산 VR 게임인 엠라인스튜디오의 '세계 벽 통과 선수권 대회'를 활용했다.
이 게임은 랜덤한 형태로 뚫려 있는 인체 모양의 벽이 다가오면 그것에 맞게 자신의 동작이나 몸 높낮이를 맞춰서 벽을 통과하는 게임이다.
무작위로 날아오는 음식이나 모형을 컨트롤러로 캐치하기도 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 게임이 신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고유수용감각(근육이나 관절을 쓸 때 움직임·강도 등을 스스로 인지하는 자기 감각), 균형, 민첩성, 심박수 등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총 10차례에 걸쳐 하루에 10분 동안 훈련에 참여했다.
훈련 사전·사후를 비교하기 위해 훈련 기간에는 일상생활 이외의 운동은 삼갔다.훈련 결과, 참가자들은 고유수용감각·균형·민첩성 면에서 모두 훈련 전보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박수도 평균적으로 75%가량 상승하면서 중강도 수준의 훈련을 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하지 절단자가 높은 심박수를 유지하면서 운동하기 쉽지 않다.
의지를 착용하면 빠르게 걷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참가자들은 훈련 중 고강도 운동처럼 빠른 호흡과 땀을 경험했고, 흥미 만족도도 높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VR 게임이 하퇴 절단자의 고유수용감각과 균형 능력·민첩성에 향상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난 것 역시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VR 게임을 활용하면 실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인지 상황을 반영해 현실적인 훈련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재활훈련뿐 아니라 일반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 도구로서의 활용성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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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