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30일…파행 운영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 결정 시한

군의회 삭감한 상표권 가액 10억 등 내년 1월 임시회 때 부활할지 주목
경남 거창국제연극제가 파행 운영을 끝내고 정상화될지 갈림길에 섰다. 거창군은 지난 7일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와 10억원에 국제연극제 상표권 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이후 비슷한 명칭의 연극제가 한해에 두 번 열리는 등 파행운영된 국제연극제 정상화가 기대됐다.

하지만 거창군의회 총무위원회는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상표권 이전 합의 발표 하루 만에 제253회 정례회 총무위원회에서 상표권 가액 10억원과 변호사 선임비 5천500만원 예산 전액을 삭감해 버린 것이다.

지난 11일 열린 본회의에서 수정동의안도 발의하지 않은 채 회기를 마쳤다.

거창군과 연극제집행위는 상표권 이전 합의안에 내년 1월 30일까지 상표권 이전과 관련해 10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만약 거창군의회에서 상표권 관련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시한 내 지급하지 못하면 상표권 이전 합의는 없었던 일이 된다.

국제연극제 정상화 개최 역시 무산될 공산이 크다.

거창군은 약속한 기한 내 집행위에 상표권 이전비 등을 지급하기 위해 내년 1월 제254회 임시회 때 이 예산을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거창군은 현재 상황 등을 충분하게 설명하며 군의원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군의회 내 반대도 만만찮다.

군의회는 상표권 이전 예산 삭감 이유로 국제연극제가 민간단체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는 주민 여론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를 내세우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의회에서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집행부가 협의조차 없이 임의로 합의했다"며 "이는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로 예산을 승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예산 승인을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찬성 의원들은 "30년 전통 거창국제연극제는 거창군의 대표적 문화 상품이자 관광 수입원으로 이번 기회에 반드시 정상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연극제는 2016년부터 관련 단체의 내분과 갈등, 보조금 집행 불투명 등으로 연극제를 따로 개최하는 등 갈등을 겪어왔다.

거창군은 이런 갈등을 마무리하려고 집행위와 축제 명칭인 상표권을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군과 집행위가 각각 선임한 전문가 평가팀의 상표권 감정가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법정 싸움으로 비화했다.

군이 선임한 전문가 감정가는 11억261만원이고, 집행위가 선임한 전문가 감정가는 26억3천705만원이었다.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민사부는 거창국제연극제 상표권 가치를 17억3천558만원으로 평가했다. 연극제집행위 관계자는 12일 "전 군민이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며 "성공한 지방 연극축제의 명성을 이어가고 거창 관광활성화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