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명대서 900명대로 직행 1천명선 '위협'…이러다 3단계 갈수도(종합)
입력
수정
신규확진 1월 국내 유행 시작후 최다…"올겨울 내 진정 어렵다"
정부 "확산세 못 꺾으면 3단계 상향 외엔 다른 선택 방법 없어"
선제검사 확대 '숨은 감염자' 찾기 총력…임시 선별진료소 가동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좀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역대 최대 규모로 확산하는 중이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에 달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어느새 1천명을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방역당국이 주초에 전망한 '이번주 550∼750명, 다음주 900명 이상'보다도 빠른 속도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 비수도권 2단계)를 연이어 격상했음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는 셈이다.
올겨울 안에는 확산세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번 '3차 대유행'은 이미 규모나 기간 면에서 지난 8∼9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은 물론이고 지난 2∼3월 대구·경북 위주의 '1차 대유행'도 넘어섰다. 정부가 선제적 검사 확대 등 연일 다각도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도권에 무증상·잠복 감염이 폭넓게 자리하고 있는 데다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왕성해지는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든 상황이라 당분간 확산세가 꺾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신규확진 950명, 1월 국내 유행 시작 후 최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50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일(689명)과 비교해 261명이나 늘었다. 신규 확진 950명은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근 11개월 만(327일만)의 최다 기록이다.
지금까지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2월 29일의 909명이 가장 많았다.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일별로 577명→631명→615명→592명→671명→680명→689명→950명으로, 전날까지는 500∼600명 수준이었으나 이날 700∼800명대를 건너뛰고 곧바로 900명대로 직행했다.
이처럼 확진자가 폭증한 것은 서울·경기 지역에 산재했던 '잠복 감염'이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날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에서는 59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경기도 부천시 상동의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도 6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그밖에 음식점, 노래교실, 사우나, 요양원, 의료기관, 종교시설, 지하철역, 각종 소모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지역발생은 928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최근 1주일간 일평균 지역발생은 662명으로,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수준을 넘은 상태다.
이런 확산세가 며칠 더 이어질 경우 거리두기 3단계 기준(전국 800∼1천명)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다. ◇ 전문가들 "하루 2천명 이상 나올 수도", "선제적으로 3단계 올려야"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올겨울 안에 확산세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가 하루 2천명에 달하는 대유행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앞으로 하루 2천명 넘게 환자가 나올 수 있고, 올겨울 안에 하루 100∼200명 수준으로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방법은 빠른 검사밖에 없고 지금보다 3배 더 많이 검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사를 늘려 자기도 모르게 감염된 사람들의 감염 고리를 끊지 않으면 확산세를 못 잡는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진단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다 보니 감염된 환자를 (조기에) 찾지 못하면서 이 환자가 다시 감염원이 되는 악순환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별 인구 1천명 당 검사 건수를 비교해도 미국은 4.5건, 영국은 3.6건, 뉴질랜드는 1.08건인데 우리는 그보다 못한 0.3건"이라며 검사 확대를 주장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통제 범위를 넘어선 상황이어서 방역 조치 효과가 바로 발휘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감염재생산지수가 1.5에서 1.23으로 줄었지만, 1 미만이 아니면 유행 규모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자 급증으로 1차 유행 당시처럼 입원 대기 중 사망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입원 대기 중에 본인 상태에 대해서는 빨리 설명해야 하고, 지자체도 수시로 증상을 확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는 "지금 수준의 거리두기로는 유행을 잡을 수 없고, 3단계로 올려야 할 것 같다"면서 "추세가 지속되면 선제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는데 올릴 땐 빨리 올리고, 내릴 땐 천천히 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 다음 주부터 수도권 '임시 선별진료소' 가동…진단검사 대폭 확대
정부는 대유행의 중심지인 수도권에서 전파 고리를 끊기 위해 오는 14일부터 3주 동안을 '집중 검사 기간'으로 정하고 선제적 무료 검사를 대폭 확대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역과 용산역, 주요 대학가, 집단감염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약 150개의 임시 선별진료소가 단계적으로 설치된다.
해당 진료소에서는 코로나19 의심 증상 없이도 누구나 무료로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 병상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을 포함한 수도권 공공병원에서 병상 1천여 개를 조속히 확보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다음은 사회활동의 '전면제한'을 뜻하는 3단계로의 상향조정 외에는 다른 선택 방법이 없다"면서 "이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사회·경제적 피해를 남기게 되는데 지금이 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거리두기 노력에 최선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정부 "확산세 못 꺾으면 3단계 상향 외엔 다른 선택 방법 없어"
선제검사 확대 '숨은 감염자' 찾기 총력…임시 선별진료소 가동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좀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역대 최대 규모로 확산하는 중이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에 달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어느새 1천명을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방역당국이 주초에 전망한 '이번주 550∼750명, 다음주 900명 이상'보다도 빠른 속도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 비수도권 2단계)를 연이어 격상했음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는 셈이다.
올겨울 안에는 확산세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번 '3차 대유행'은 이미 규모나 기간 면에서 지난 8∼9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은 물론이고 지난 2∼3월 대구·경북 위주의 '1차 대유행'도 넘어섰다. 정부가 선제적 검사 확대 등 연일 다각도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도권에 무증상·잠복 감염이 폭넓게 자리하고 있는 데다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왕성해지는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든 상황이라 당분간 확산세가 꺾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신규확진 950명, 1월 국내 유행 시작 후 최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50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일(689명)과 비교해 261명이나 늘었다. 신규 확진 950명은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근 11개월 만(327일만)의 최다 기록이다.
지금까지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2월 29일의 909명이 가장 많았다.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일별로 577명→631명→615명→592명→671명→680명→689명→950명으로, 전날까지는 500∼600명 수준이었으나 이날 700∼800명대를 건너뛰고 곧바로 900명대로 직행했다.
이처럼 확진자가 폭증한 것은 서울·경기 지역에 산재했던 '잠복 감염'이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날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에서는 59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경기도 부천시 상동의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도 6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그밖에 음식점, 노래교실, 사우나, 요양원, 의료기관, 종교시설, 지하철역, 각종 소모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지역발생은 928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최근 1주일간 일평균 지역발생은 662명으로,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수준을 넘은 상태다.
이런 확산세가 며칠 더 이어질 경우 거리두기 3단계 기준(전국 800∼1천명)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다. ◇ 전문가들 "하루 2천명 이상 나올 수도", "선제적으로 3단계 올려야"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올겨울 안에 확산세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가 하루 2천명에 달하는 대유행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앞으로 하루 2천명 넘게 환자가 나올 수 있고, 올겨울 안에 하루 100∼200명 수준으로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방법은 빠른 검사밖에 없고 지금보다 3배 더 많이 검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사를 늘려 자기도 모르게 감염된 사람들의 감염 고리를 끊지 않으면 확산세를 못 잡는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진단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다 보니 감염된 환자를 (조기에) 찾지 못하면서 이 환자가 다시 감염원이 되는 악순환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별 인구 1천명 당 검사 건수를 비교해도 미국은 4.5건, 영국은 3.6건, 뉴질랜드는 1.08건인데 우리는 그보다 못한 0.3건"이라며 검사 확대를 주장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통제 범위를 넘어선 상황이어서 방역 조치 효과가 바로 발휘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감염재생산지수가 1.5에서 1.23으로 줄었지만, 1 미만이 아니면 유행 규모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자 급증으로 1차 유행 당시처럼 입원 대기 중 사망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입원 대기 중에 본인 상태에 대해서는 빨리 설명해야 하고, 지자체도 수시로 증상을 확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는 "지금 수준의 거리두기로는 유행을 잡을 수 없고, 3단계로 올려야 할 것 같다"면서 "추세가 지속되면 선제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는데 올릴 땐 빨리 올리고, 내릴 땐 천천히 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 다음 주부터 수도권 '임시 선별진료소' 가동…진단검사 대폭 확대
정부는 대유행의 중심지인 수도권에서 전파 고리를 끊기 위해 오는 14일부터 3주 동안을 '집중 검사 기간'으로 정하고 선제적 무료 검사를 대폭 확대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역과 용산역, 주요 대학가, 집단감염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약 150개의 임시 선별진료소가 단계적으로 설치된다.
해당 진료소에서는 코로나19 의심 증상 없이도 누구나 무료로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 병상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을 포함한 수도권 공공병원에서 병상 1천여 개를 조속히 확보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다음은 사회활동의 '전면제한'을 뜻하는 3단계로의 상향조정 외에는 다른 선택 방법이 없다"면서 "이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사회·경제적 피해를 남기게 되는데 지금이 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거리두기 노력에 최선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