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기 거꾸로 들면 처벌한다 했는데…홍콩입법회 거꾸로 게양

중국이 본토는 물론, 홍콩과 마카오에서 국기인 오성홍기를 거꾸로 들면 처벌한다는 규정을 새로 만든 가운데, 홍콩 의회에서 오성홍기가 거꾸로 게양됐던 사실이 알려졌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오성홍기가 약 2시간가량 거꾸로 게양됐었다.

매일 오전 8시 입법회 앞 광장에서는 오성홍기와 홍콩 깃발 게양식이 진행되는데 당일 오전 9시 54분께 오성홍기가 거꾸로 게양된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입법회 사무국은 "국기가 거꾸로 게양된 사실을 발견하자마자 즉시 바로 잡았다"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7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오성홍기를 거꾸로 드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추가한 국기법·국가휘장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내년 1월 1일부터 중국, 홍콩, 마카오에 적용된다.

현행 홍콩 국기법·국가휘장법에 따르면 오성홍기나 중국 국가 상징을 태우거나 낙서하고, 더럽히거나 짓밟는 행위를 할 경우 5천홍콩달러(약 740만원)의 벌금형이나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에드워드 라우 의원은 SCMP에 "국기를 거꾸로 드는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단순한 실수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조사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입법회의 오성홍기 거꾸로 게양 사건 다음날인 지난 11일 홍콩 학생 운동가 토니 청(鍾翰林·19)은 오성홍기를 모독하고 불법집회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청은 지난해 5월 입법회 앞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도중 오성홍기를 바닥에 내팽개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피고의 행동은 국기를 더럽히려 한 것이 명백하다"면서 "피고는 뒷걸음질 친 뒤 뛰어올라 국기를 집어던졌으며, 이에 더 많은 이들이 그의 행동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의 형량에 관한 선고는 복역 가능 여부 등에 대한 검토 이후 오는 29일 내려질 예정이다.

/연합뉴스